코로나 생활방역 강화→가와사키병 발생 '40% 감소'
세브란스병원 안종균·강지만 소아감염면역과 교수-정재훈 길병원 교수팀
2021.06.09 10:3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으로 가와사키병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안종균·강지만 소아감염면역과 교수와 정재훈 길병원 교수, 김영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박사 연구팀 등이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방역으로 가와사키병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40%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가와사키병은 주로 5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급성 열성 혈관염이다. 5일 이상 계속되는 발열과 함께 경부임파선 종창이나 손발의 홍반과 부종, 다양한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약 20%에서 관상 동맥에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각한 경우 심근 경색증 및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소아의 후천성 심장병의 주된 원인이다.
 
아직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학적 요인이 있는 소아가 병원체에 감염되면 과민반응이나 비정상적인 면역학적 반응을 일으켜 가와사키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종균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비약물적중재(NPI)가 호흡기 감염을 비롯해 감염병 질환을 감소시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NPI가 가와사키병 발병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0~19세까지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은 5만 3424건의 발생현황(건보공단 빅데이터)을 코로나19 이전과 NPI가 시행된 이후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NPI 기간 동안 가와사키병 발생률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약 60% 수준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가와사키병은 10만명당 31.5건이 발생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기간 동안 10만명당 18.8건이 보고됐다.
 
특히 가와사키병의 호발연령인 0~4세와 5~9세 그룹 모두에서 유의하게 줄어들었다. 0~4세 그룹은 NPI 이전 10만명당 123.0건에서 NPI 이후 10만명당 80.0건 조사됐다. 5~9세 그룹은 NPI 이전 10만명당 23.8건에서 NPI 이후 10만명당 10.6건으로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와사키병 발생의 계절성 양상도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가와사키병은 겨울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늦봄과 여름에도 자주 발병한다. 이러한 계절성은 가와사키병 유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일본을 포함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
 
그동안 계절에 따른 가와사키병의 발생 현상을 대류권 상층부의 바람을 타고 대양을 건너 전달된 감염성 물질이나, 바람을 타고 전달된 오염물질이나 불활성 입자도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로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그동안의 가와사키병 발생 패턴과는 다르게 계절과 상관없이 줄어들어 대류권 바람 패턴으로 인한 가설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종균 교수는 “다양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생활방역 이후 가와사키병의 발병률이 감소했다”며 “이런 결과는 아직까지 원인을 모르는 가와사키병의 병인에 대하여 환경적인 유발 인자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장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Circulation(IF 23.6)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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