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가 최근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의 약사법 개정안 추진안에 대해 “한의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가능한 발표이다.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일 의협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약재 원산지와 용량 등을 표기하는 한방조제내역서 발급을 의무하하는 약사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한의약의 과학화 등을 검증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도 한약재기록부 작성과 한방 조제내역서 발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따라 의협은 “한방조제내역서 발급을 의무화하도록 약사법 개정을 추진할 것을 천명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의협 발표에 대해 한의협은 “법으로 한의사의 고유권한인 수증가감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의협 한진우 홍보이사는 “의협의 한방조제내역서 발급을 의무화하겠다는 발상은 맞춤 의학인 한의학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조차 없는 상태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위”라며 “의협은 한의계에 대한 문제제기보다 본인들의 단점이나 허술함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의학은 맞춤의학이라 환자마다 똑같은 약이 조제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면서 “환자의 경증에 따라 약의 용량을 가감하는 것은 한의사 고유권한이다”고 강조했다.
한방조제내역서 발급 의무화를 위해 약사법을 개정하겠다는 의협 주장은 한의사의 고유권한인 수증가감을 법으로 묶어버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또, 한의협은 의협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약재 카드뮴 기준을 완화시키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한진우 홍보이사는 “한약재에 포함된 카드뮴은 쌀이나 낙지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민이 매일 섭취하는 식품보다 엄격한 기준이 한약재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라면서 “끓이기 전의 상태에서 탕약으로 카드뮴이 이행되는 수준이 7%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있다. 카드뮴에 대한 기준을 탕약화하기 전의 약재에 적용해도 엄격한 기준치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다. 카드뮴에 대한 한약재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의협은 한약재에 대해선 농산물보다 카드뮴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이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면서 “그동안 한약재의 안전성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이력추적제도’를 도입하고 ‘한약재 자가규격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