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기호 4번 주수호 후보가 한의계의 영문명칭 변경 추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주수호 후보는 명칭 변경과 관련 "한의학의 자체 존속이 더 이상 불가능함을 인식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최근 제57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한의학 영문명칭에 대해 논의하고 현재 혼용되고 있는 'Korean Oriental Medicine(약칭 KOM)'과 'Oriental Medicine(약칭 OM)'을 'Korean Medicine(약칭 KM)'으로 변경키로 의결했다.
앞서 한의학 영문명칭 변경은 지난 2007년 시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주수호 후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KOM, OM이 한의학의 정체성과 발전적인 이미지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며 재차 KM으로 변경하겠다는 결정은 한의학의 자체 존속이 더 이상 불가능함을 인식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의학과 유사하게 명명함으로써 국민의 혼동을 야기하기 위한 몰염치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주 후보는 "KM으로 영문명칭을 변경할 경우 한의학인지 한국 의학인지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점, 의협의 영문약자인 KMA(Korea Medicine Association)와 겹쳐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면서 한의협 영문명칭 변경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이어 "현재 한의사들 스스로 소위 양의학 또는 양방이라는 표현을 쓰며 의학이라는 과학적 학문을 표현, 동서양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 oriental medicine 이라는 명칭이 한의사들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세계적으로 전통의학 분야에서 한의학의 위상은 중의학에 미치지 못하며 중의학의 영문 명칭이 Traditional Chinese Medicine(TCM) 임을 볼 때, 한의사와 한의학계가 명칭 변경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 과연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한의사들의 무분별한 현대 의학기기의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명칭 변경을 시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아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향후 한의협 정관 개정과 관련한 복지부의 승인 여부를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이러한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문명칭 변경을 계속 진행한다면 복지부에 명칭 변경 취소 요구는 물론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