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의료원에서 최고 6억2000만원을 제시하고 의사를 채용했을 정도로 지방 공공의료기관 채용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또 특정 의료기관에서는 16년째 재활의학과를 휴진하는 등 특정과목 휴진이 장기화된 공공의료기관도 20곳이나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국 공공의료기관 및 지역보건의료기관 의사부족 실태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51개 공공의료기관이 최근 5년 간 의사 4014명을 채용코자 했지만 1334명만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숙 의원과 경실련은 채용공고에 인원 수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했고 재공고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각 공고마다 계산했다. 대상 기준은 금년 9월 말이다.
조사 결과, 목포시의료원 정형외과 의사가 공고액 기준 최고 연봉인 6억2000만원에 채용이 완료됐다.
울진군의료원의 경우 영상의학과 의사가 5억6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거창적십자병원 영상의학과 의사는 5억원에 채용이 이뤄졌다.
거창적십자병원의 경우 2024년도에만 영상의학과 의사 채용 공고를 10회 냈는데 최초 4억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연봉을 올린 뒤 채용됐다.
채용되지 않은 경우도 대략 4억원 이상은 내걸었다. 안동의료원은 내과 의사를 구하기 위해 4억5000만원을 제시하며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채용을 진행했지만 의사를 못 구했다.
이밖에 지난해 ▲영주적십자병원 정형외과 4억4000만원 ▲울진군의료원 신경과 4억4000만원 ▲울진군의료원 신장내과 4억4000만원, 올해 ▲김천의료원 응급의학과 4억3000만원 등의 공고가 나왔지만 성과가 없었다.
51개 공공병원, 5년간 의사 정원 4014명 중 1334명 채용···16년째 포함 장기휴진 20곳
228개 공공의료기관 중 휴진과목 있는 의료기관 44곳·휴진과목 88개
의사 구인난이 이어지다 보니 휴진과목이 있는 기관 수와 휴진과목 수도 매년 늘었다.
금년 9월 기준 228개 공공의료기관 중 휴진과목이 있는 의료기관은 총 44곳이었고, 휴진 과목은 총 88개에 달했다.
장기휴진 과목이 있는 공공의료기관도 20곳이나 됐다. 대구 서부노인전문병원의 경우 2008년 5월부터 현재까지 16년째 재활의학과가 휴진 중이다.
국립재활원은 이비인후과가 2016년 10월부터 휴진해 그 기간이 8년에 달하고,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17년 2월부터 감염내과가 7년째 휴진 중이다.
2018년부터 장기휴진 중인 병원도 4곳 있었다. ▲국립부곡병원 내과(2018년 4월~) ▲대구의료원 직업환경의학과(2018년 5월~) ▲서울특별시 서북병원 재활의학과(2018년 6월~) ▲강원 속초의료원 가정의학과(2018년 11월~) 등이다.
2020년부터 장기휴진 중인 병원은 13곳이다. 마산의료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가 지난 2022년 1월 1일부터 가동되고 있지 않다.
한 의료기관에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목이 휴진 중인 경우도 있었다.
국립부곡병원은 내과가 2018년부터,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은 소아청소년과가 2023년부터 휴진 중이다.
청풍호노인사랑병원의 경우 내과·외과가 2023년부터, 소아청소년과는 올해 4월 30일부터 멈췄다.
경상북도 안동의료원은 금년 4월부터 일반외과를, 인천광역시의료원 백령병원의 경우는 내과(2021년 4월~), 소아청소년과(2024년 4월~)를 진료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