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 적자 100억인데 정부 지원 '9억'
심평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원 확대 촉구…전문의도 부족
2023.01.05 07:03 댓글쓰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적자 규모에 비해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체계개선실 연구팀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진료 역량 연구에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한 기관당 적자 규모는 최대 100억원 이상이나 2020년 기준 10곳을 대상으로 한 지급 금액은 약 90억 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2017년부터 운영된 제도로, 지정시 소아청소년과 6개 이상 분과와 소아외과 5개 이상 진료과 운영을 비롯해 입원병실 100병상 이상, 신생아중환자실 15병상 이상, 소아중환자실 5병상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연구팀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된 기관 현황을 조사한 결과, 미지정 기관에 비해 전문의 보유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중증 소아환자 진료율도 유의미하게 높아 공공의료 차원에서 지원 확대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일례로 센터 지정 기관은 소아중환자실을 모두 운영하고 있지만 센터 미지정 기관은 단 2기관(5.6%)만 소아중환자실을 운영 중이다.


연구팀은 “소아중환자실은 수익성이 낮은 대표적인 시설로 전국에서 12기관만 소아중환자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0기관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아중증환자 진료 부분에 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센터 지정 기관은 미지정 기관보다 입원 진료건수가 약 3배 이상 많았고, 소아 복합만성질환자 비율은 2배 이상 높았다.


건강보험 청구건수 및 진료비 또한 센터 지정 기관은 평균 17만3205건에 739억 청구, 미지정 기관은 6만2526건에 174억 청구로 집계됐다.


만 18세 이하 청구건수 중 복합만성질환 청구건수의 비율을 확인한 결과, 센터 지정 기관은 평균 28.84%, 센터 미지정 기관은 평균 15.41%로 센터로 지정된 기관이 지정되지 않은 기관보다 복합만성질환자 진료 비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센터 지정 기관이 미지정 기관보다 소아·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간호사 확보 수준 등급이 높은 등 소아진료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2022년 기준으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10기관이 지정돼 있으며 입원관리료가 별도 산정된다. 또한, 올해부터는 사후보상 시범사업도 추가돼 지원 확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에 대한 지원은 시설 투자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2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대상으로 수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열 기관을 대상으로 한 지급 금액은 2020년 기준 약 90억 원으로 한 기관의 적자 규모가 100억 원 이상임을 고려해볼 때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소아는 생리학적, 병리학적 특성이 성인과 달라 소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소아전담의의 진료가 필수적인 만큼 세부분과 전문 진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인력 중심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2021년 아동의 수는 약 748만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약 220만 명 이상 줄었지만 의료기술 발달로 중증아동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며 “소아 중증환자에 대한 전문진료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28.1%에 불과해 필수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아동 인구 감소로 인한 수익성 저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감소 등으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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