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사전조사 30곳···실현 가능할까
복지부, 활성화 방안 기대↔우려 공존···“방해 행위 엄벌”
2016.10.17 07:06 댓글쓰기

정부가 달빛어린이병원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문호를 전면 개방하고, 참여 의료기관에 금전적 혜택을 대폭 늘리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그동안 달빛병원 도입을 반대하는 유관단체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했지만 별다른 결실을 얻지 못하자 과감한 당근책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물론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관건은 의료기관의 참여율이다. 앞서 시범사업 참여기관 수 확대를 천명했다가 좌절된 경험이 있는 보건복지부로서는 우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달빛어린이병원 참여기관 수는 지난 20149월 첫 도입 이후 10여 곳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갖은 노력과 설득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참여기관은 늘지 않았다.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9개 병원과 이듬해 6개를 추가로 선정, 15개 기관으로 제도를 시행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참여기관 수는 16곳으로 별다른 변화가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늘어나는 소아환자 야간·휴일 진료수요에 부응해 30개소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신청기관은 없었다.

 

공모와 재공모를 거듭하면서도 참여기관 모집이 여의치 않자 복지부는 연구용역, 토론회, 관련단체 간담회 등을 통해 참여모형을 다양화하고 재정지원을 강화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했다.

 

병원 중심이던 운영형태를 의원급 의료기관의 순환당직, 연합운영 등으로 다양화 시켰다.

 

1개 병의원에 여러 의사가 촉탁의 자격으로 순환당직을 서는 모형, 인접한 여러 병의원이 돌아가면서 진료하는 모형, 단일병원이 주 7일 운영이 어려울 경우 일부 요일만 운영 등이다.

 

뿐만 아니라 1인 진료 의원도 참여할 수 있고, 소아청소년과의 신청이 없는 지역은 소아진료가 가능한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 및 병의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재정지원 방식도 기존 정액 보조금 지원에서 건강보험 수가 신설 적용으로 변경, 지원폭이 증가된다.

 

오는 20171월부터는 평일 18~24, 휴일 09~21시 진료하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에 환자 당 진료비가 평균 9610원 가산된다.

 

복지부는 참여 유형과 지원 규모 등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만큼 이번 공모에서는 많은 의료기관이 신청서를 접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공식 공모에 앞서 920일까지 진행된 사전 수요 및 참여 의향조사에서 30곳 이상의 의료기관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 공모에서도 이 숫자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에서 여전히 달빛어린이병원을 반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사업에 참여했던 기관들도 보이지 않는 회유와 압력으로 중도포기한 사례가 적잖은 만큼 의료계 정서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복지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소아청소년과 개원가는 벌써부터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개편안 저지를 위한 행보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는 일부 병원이 게시한 시간과 다르게 운영하거나 전문의가 진료하지 않는 등 복지부의 부실 운영과 관리 소홀을 이유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진행키로 했다.

 

이번 소청과의사회의 감사청구는 사실상 의원급으로 확대 운영되는 달빛어린이병원 개편안을 저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소청과의사회 관계자는 "자체 조사결과 달빛어린이병원에 참여한 이후 오히려 진료시간이 더욱 줄어든 곳이 있었다""이런 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은 결국 예산 낭비"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복지부는 특정 사업자단체가 달빛어린이병원 참여 기관의 의료진 채용 방해, 항의전화, 소속단체 강제탈퇴, 보수교육 제한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공모는 17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의료기관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진행한 후 12월 중으로 대상기관을 선정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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