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某 성형클리닉 의사 등 의료진 10여명이 수면 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의료계에서는 사실 관계 파악에 분주하면서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의사 전체가 피해를 보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이 성형클리닉에서 수술을 받은 김 모(31)씨가 수술 시 의료진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모씨는 수술 전 녹음기를 켜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녹취에는 의료진이 환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거론하면서 조롱하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성추행 의도가 전혀 없었고 마취 상태에서의 대화 내용을 모두 녹음했다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은 향후 병원 관계자 등을 소환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의료계에서는 사건의 진위 여부가 화두가 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 관계자는 “오늘(24일) 아침 이 사실을 알았다. 현재는 환자 측 입장을 중심으로 사안이 드러나 있어 좀 더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의사에게 예민할 수 있는 사안이다. 사법기관으로부터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파악된 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녹음기를 수술방에 가지고 들어간 환자의 의도를 문제 삼으면서도 "사실 관계를 떠나 환자에 대한 존중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술실에 들어가며 녹음기를 켰다는 환자의 의도가 의심된다. 이 사건의 사실 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봐야 알 것 같다. 그렇지만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환자가 의식이 있든 없든 환자를 존중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하 발언 등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