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서민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가 9일 “백신 4400만명분을 확보했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실제로 계약까지 진행된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정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구매확정서나 공급확약서는 이름만 그럴듯하지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소리와 같다“며 ”장바구니에 담아봤자 재고가 없으면 책을 받아보지 못한다. 화이자나 모더나에는 내년 말까지 한국에 줄 백신이 남아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0만명분을 담당할 코백스 퍼실리티는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공동구매 개념이라 부자 나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난 다음 공급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존슨앤드존슨-얀센과는 구매확정서, 모더나와는 공급확약서로 각각 1400만명분과 1000만명분의 구매 물량을 확정했으며 이달 중 정식 계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정부가 1000만명 분량을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안전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3상을 이미 마친 화이자나 모더나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 3상을 통과하지 못했다. 화이자나 모더나는 코로나19 단백질 원료를 넣어 우리 몸에서 생산하게 만드는 첨단 방식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 단백질을 실어 몸속으로 넣어 항체를 유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는 건 필수적이고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시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당시 55세 이상 고령자는 포함을 안 시켰고, 다른 백신보다 부작용이 심한 것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훨씬 안전한 화이자, 모더나가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던 한국 보건당국이 갑자기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떠든다”며 조소했다.
서 교수는 '내년 2~3월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도입되고, 하반기에 접종을 시작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해 긴급사용승인을 받는 시기가 대략 내년 2~3월경이며, 실제로 접종 가능한 물량을 확보하는 시기가 하반기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2~3월에 백신을 도입하는데 접종 시기가 하반기인 건 말이 안 된다“며 ”백신도 유효기간이 있는데 일찍 들여와 몇 달씩 창고에 처박아 놓을 이유가 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는 국내 유행 상황과 외국 접종 동향, 부작용, 국민 수요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결정한다고 변명한다“며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백신이 하반기나 돼서야 들어오기 때문이란 걸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