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최근 의료계에서 소위 기피인물과 같은 ‘저격수’로 불린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과 함께 의사면허 관리 강화, 대리수술 엄격 처벌 등 의료계가 경계하는 법안을 다수 발의했기 때문이다. 반면 환자단체 등은 권 의원이 내놓은 법안이 시급히 통과돼야 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권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는 의협 대표자들의 ‘1인 시위’가 진행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대표적인 친문(親文) 의원으로 꼽히는 그는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공공의료 강화’로 정의했다. 데일리메디가 권 의원을 만나 그가 지향하는 건강보험을 포함 보건의료정책 관련 입장을 들어 봤다. [편집자주]
Q.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K-방역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현재 3차 대유행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에는 병상 부족이 대두되고 있다
A. 정부가 한 게 뭐냐 이런 비판을 많이 하고 있다. 전 세계 최고의 방역 모범사례를 10개월 동안 쌓아 왔다. 그게 대답이다. 그런 얘기 하는 게 잘못됐다. 감염병 3차 대유행의 위험한 상황이다. 고비다. 병상 부족으로 입원해보지 못 하고 사망한 사람의 경우 인과 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황을 봐서 아닌 것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동안 선진국들도 그런 문제로 데드라인을 다 넘겼다. 야당에 역(逆)으로 질문하고 싶다. 공공병원은 왜 안 만들었나.
Q. 코로나19 백신 확보 관련해 야당 등에서 지적이 많다. 보건복지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있나. 최근 질병관리청이 화이자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특례수입(긴급사용승인)을 위한 검토 요청을 한 바 없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A. 백신이 임상기간이 8년 3개월이다. 코로나19 백신은 10개월도 안됐다. 아직은 믿을 수가 없는 백신이다. 예상치 못 한 임상으로 사라진 신약도 꽤 있다.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화이자의 경우 보관도 6개월 밖에 안 된다. 백신 계약은 부작용 문제도 묻지 않겠다고 조건까지 붙어 있다.
백신 관련 여론이 어떤가. 75%가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됐을 때 맞겠다고 했다. 여론은 안전한 백신을 맞고 싶어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이 담보되지 않는 백신을 맞는 것보다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물론 돈 문제도 있겠지만 유효기간도 6개월 밖에 안 되고, 부작용도 보상 받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을 모르모트처럼 생체실험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참고로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성인남녀 21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6일 발표한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55.8%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성급히 접종이 추진되는 것’을 꼽았다. 반면 ‘다른 나라보다 백신 접종이 늦게 이뤄질 것이 두렵다’는 응답은 35.7%에 그쳤다. 또한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해 절반이 넘는 53.1%는 ‘해외 경험 등을 지켜보다가 접종해야 한다’고 답했고 ‘하루라도, 가급적 빨리 접종해야 한다’는 응답은 43.5%로 나타났다.
Q. 親문재인계 의원으로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 치매국가책임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등 보건의료정책을 어떻게 보나
A. 전체적으로 공공의료 강화를 의미한다.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제도로 인해 손해 본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반대하는 국면이 아니겠나. 큰 틀에서 공공의료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의사들이 중심이 돼 있는 것들이 많다. 업무 분장이 필요하다.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은 의사 숫자를 늘리는 부분에서 합의가 안 되면 공공의료 강화 등 나머지는 할 수가 없다. 현재 의료계는 큰 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공공의료 역량을 높이는 것은 상당 부분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생각한다.
"의료, 정치 성향과 관련 없으며 의사 숫자 합의 안되면 공공의료 무의미”
“문재인케어 풍선효과? 제도 실시 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혼란”
“의사면허 강화는 대부분 의사들도 동의할 것으로 판단”
“의료계, 정부여당 이야기도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
Q. 문재인 케어 풍선효과로 비급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정감사 때 해당 사안을 지적했는데 이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은
A. 제도로 근절하는 것은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가 병원비 50만원을 생각하고 갔는데, 5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하면 치료를 받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병원에 온 김에 MRI 찍어 보자가 되는 것이다. 의료 과소비 현상이 보이긴 하는데, 법적으로 규제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의료 쇼핑 같은 경우는 진료 양태에 따라 다 다르고 복잡한 문제다. 오히려 의료인들이 과잉진료를 안 하도록 해야 한다. 사람 몸 갖고 하는 건데, 음식 가지고도 장난하지 말라는데 사람 몸 가지고 그러면 안 된다. 무엇보다 제도 도입 초기가 지나면 어느 정도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새정치민주연합 화성(을) 예비후보 시절 모진 소리 잘하지 못 한다고 셀프디스 했는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의료계가 민감해 할 법안을 다수 발의하는 등 각을 세우고 있다(ex. 의사면허 관리 강화, 대리수술등)
A. 대한의사협회 등에서 반대를 한다고 하는데, 특정 법안을 찍어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보건복지위원회 회의 때도 반대 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의원실에 의견서를 보내 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아직까지 어떤 것도 받지 못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성범죄가 국시를 못 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제가 낸 의사면허 관리 강화 법안보다 더 강력한 것이다. 대부분의 의사들도 특별 강력범죄자들에 대한 의사면허 관리 강화 등은 다 동의할 것이다.
Q. 여당 정치인으로서 코로나19, 보건의료정책 등을 비롯해 정부-대한의사협회 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어디서 찾나
A. 왜 정식으로 의견을 내지 않고 밖으로 나가는 지 물어 보고 싶다(총파업). 지난 9월 4일 정부-의료계 합의 이후 대화하자고 했는데 대화를 안한다. 의사 집단이 조금 더 품위있는 이야기들을 해줬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이익과 공익을 함께 가는 방향으로 정리를 해야지, 우리한테 손해니까 반대하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어떻게 의사들 이야기에 공감해주겠나.
Q. 의대생 국시문제가 의정협상 화두로 떠올랐었다. 이들의 공백을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나 입원전담전문의로 메꾸겠다는 보건복지부 대안을 어떻게 보나
A. PA의 경우 의료법이 바뀌어야하는 문제다. 보건복지부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감사 때도 지적했었고, 관련 TF를 만들었다. 자문 형식으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겠지만, 공익점 관점에서 정책을 세우는 것은 보건복지부다. 계속 체크해야 한다. 전문간호사제도 있다. 문제 되는 게 수술 쪽이다. 전공의보다 숙련된 PA간호사들이 잘 한다면 이런 부분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큰 틀에서 수술계획은 집도의가 짜고, 잘하는 사람에게 법으로 허용해줘야 한다.
Q.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일원으로서 의료계에 하고 싶은 말은
A. 정부여당의 이야기를 정확히 들어 달라고 하고 싶다. 보건의료분야는 정치적 경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문가,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전문적 견해 등으로 투명하게 해야 한다. 서로 열린 마음으로 의료계 내부에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찾아야한다. 이 과정에서 뭔가 잘못된 것이랄지 오해를 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 달라. 의사가 싫어한다고 안 하면 할 게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