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이란'…의료계 훈풍 기대감
중동 진출 서울대·성모병원 '큰 관심'…제약·의료기기 수출 확대
2016.01.19 20:00 댓글쓰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내린 경제 및 금융제재를 10년여만에 해제하면서 국내 제약‧의료기기 업체 및 병원들의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산업을 통한 국부창출 의지를 재천명하고 있다. 외국인환자 유치 및 의료기관 해외진출, 제약‧의료기기산업 미래 먹거리로 육성 등을 위해 이란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낙후된 의료시설 현대화 ‘적극 투자’


이번 제재 해제로 의료 관련 수입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은 의약품 부족과 낙후 의료시설 개선을 위해 의료 현대화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란의 의료시장 규모는 약 8억3000만 달러로 사우디, UAE, 요르단, 이스라엘 등에 이어 중동 5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지 의료기기, 약품 생산시설 미비로 고전하고 있다. 앞으로 검사·진단장비 등 의료기기, 항암제 등 의약품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란 의약품시장 매출의 33%를 수입의약품이 점유한 가운데 이 중 80%가 바이오시밀러, 재조합 의약품, 혈장제제, 인슐린, 백신 및 항암제들의 차지였다. 오랜 경제 제재에 따른 투자저조로 대다수 전략 의약품들의 수요를 수입에 의존해 왔다.


아울러 의료기기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란 의료기기 수입 대상국가 상위 5위이다.


2014년 기준 최근 5년 간 연평균 26.3%로 큰 폭의 증가 추세다. 주요 수출 품목은 치과용 임플란트(17.3%), 초음파 영상진단장치(8.4%), 혈당측정 검사지(6.5%) 등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유럽 제품을 대체할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 주력 품목 위주로 접근한다면 향후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수출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관심 병원계…"시장 확대, 기대 커" 


병원계의 관심도 크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들이 인근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한 상황이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UAE 아부다비 중심지인 마리나몰 내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하고 지난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성모병원은 검진센터 운영으로 5년간 위탁수수료 100억원 이상, 인건비 300억원 등 총 4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성규 서울성모병원 홍보팀장 “아부다비 진출의 경우 보건산업진흥원이 물꼬를 터주며 시작됐다”면서 “이란도 이번 제재 해제로 가능성이 열린 만큼 중동 진출 기회가 늘어난 부분에서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UAE 왕립병원 위탁운영을 시작해 6개월 만에 외래 7000여명, 입원 57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등 현지 정착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각종 암 수술을 비롯해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에서 140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와 700억원 규모 병원정보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소속 6개 병원의 정보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홍보실장은 “중동지역 시스템 수출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면서 “우선 시장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겠지만 기회가 되면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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