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과 저주 풀지 못한 '전공의 총정원제'
가톨릭의료원, 10년 분석…진료과 수급 불균형 여전
2012.08.16 20:00 댓글쓰기

전공의 수급 불균형 해소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병원군별 총정원제 역시 비인기과 기근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대형병원 명성을 앞세운 덕에 지방 수련병원들의 전체 전공의 모집은 용이했지만 기피과 미달까지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 10년 간 유일하게 병원군별 총정원제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가톨릭중앙의료원 의과전공의 모집현황에서 잘 나타난다.

 

실제 총정원제 시행 이후 가톨릭의료원의 전공의 지원율은 정원 대비 줄곧 100% 초과,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2004년에는 182%까지 지원율이 치솟았다.

 

정원 대비 많은 전공의들이 몰리면서 확보율 역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지난 10년 간 가톨릭의료원의 레지던트 확보율은 91.33%였다. 이는 전국 수련기관 평균인 86.4%보다 5% 높은 수치다.

 

인턴 역시 시범사업 후 10년 동안 100% 확보율을 기록, 전체 전공의 선발에 상당한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정원제에 참여한 가톨릭의료원 산하 병원 중에는 지방에 소재한 병원들이 상당수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병원이 전공의 수급에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진료과별 전공의 미확보율 수치를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원자가 정원을 초과한 만큼 전체 확보율이 100%에 달해야 하지만 충족율은 90% 남짓이다.

 

이는 전체적으로는 전공의들이 몰렸지만 결국 일부 인기과에 집중됐을 뿐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비인기과에는 지원이 없었음을 방증한다.

 

실제 가톨릭의료원의 지난 10년 간 레지던트 미확보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2개 진료고에서 16명의 전공의 정원을 못채웠고 이러한 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됐다.

 

2012년에는 무려 6개 진료과에서 45명의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총정원제를 통해 전체 전공의 모집이 용이해진 점은 분명하지만 진료과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비인기과의 전공의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별, 진료과별 총정원제 등 다양한 모집전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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