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의료계 총파업···정부·지자체, '대화·처벌' 양동작전
지자체별, 진료개시 등 행정명령 하달···복지부 '우편수취 거부 등 파악'
2020.08.25 05: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오는 8월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예정된 전국의사총파업과 관련해 정부가 엄정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는 한편 법적조치를 포함 강경 대응을 준비하는 모습에 의료계에선 ‘표리부동’이란 비판이 나온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이번 주 집단휴진과 관련해 진료명령과 함께 집단휴진에 참여할시 관련 법률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단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또 이 기간 동안 휴진하는 의료기관은 관할 보건소에 휴진신고를 할 것을 명령했다.


대전시는 각 의료기관에 보낸 공문을 통해 “8월26~28일 집단휴진시 지역주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할 것이 염려된다”며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진료명령위반에 해당하는 조치를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진료명령에도 불구하고 집단휴진에 참여한 병의원을 정확히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우편물을 수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정명령을 미이행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조치에 나설 것이라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개시명령과 휴진신고에 대한 공지는 지자체별로 문자메시지나 방문 전달을 통해 정확히 고지할 계획”이라며 “집단휴진 기간에 파업 참여 의료기관은 확실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휴가를 갔는지, 아니면 파업에 참여했는지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면허가 정지·취소되거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파업에 참여하지 말라는 정부 행정명령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했다.
 

의협은 공문 등기우편이 오면 뜯지 말고 반송한 뒤 여름휴가 중이었다고 소명할 것을 회원들에게 권고했다.
 

당사자가 우편물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행정명령이 적법하게 도달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총파업 당시에도 행정명령이 담긴 등기우편 수령여부가 법적처벌의 판단기준이 됐다.
 

이처럼 의료계의 대응책을 살피고 강경대응을 준비하는 정부 모습에 의료계 일각에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한 의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강립 복지부 차관이 정례브리핑에서 명령에 불응할 경우 형사처벌과 면허취소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완전히 강제탄압”이라며 “대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단체 관계자는 “의협이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태도인데 반해 정부는 겁박하는 모습이다. 경청할 자세가 맞는지 의문이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한편, 법조인들은 보건당국 조사와는 별개로 진료개시명령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소명은 더 이상 안전책이 아니라 조언했다.
 

A변호사는 “의도적인 등기우편 거부는 도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최근 나왔다. 상대방이 우편물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수취를 거부했더라도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만일 실제 소송이 진행되면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겠지만, 이 같은 판례에 대해서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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