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발표했지만 질환별, 분과별로 각 의료기관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의료전달체계 각 주체별 역할과 협력 방안 구체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남·북 지역 심혈관 분야 1~3차 병원 의료진이 최신 치료 지견을 나누고 지역내 우수 협력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14~15일 전남·북 지역 1~3차 의료기관 심혈관 분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역내 TAVI(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 치료법과 협력체계 사례를 공유하는 ‘TAVReach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TAVI(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는 대동맥 판막이 좁아져 제대로 열리지 않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가슴을 절개하는 개흉수술 대신 최소절개로 인공판막을 삽입해 대동맥 판막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며 입원기간도 3~4일 정도에 불과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고령 환자에게 최적화된 시술이다.

전남·북 지역 1~3차 의료기관 협력 강화

이 심포지엄에서는 전남대학교병원 김주한 교수, 성가롤로병원 조장현 과장, 전북대학교병원 이상록 교수 등 총 16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TAVI 치료를 중심으로 한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최신 지견과 진료 협력 우수 사례를 공유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발표는 실제 진료 의뢰를 통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치료한 사례였다. 

먼저 여수제일병원, 조선대학교병원이 각각 환자를 검사, 진료해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한 후, 전남대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 전남대학교병원은 진료 의뢰를 받은 환자들을 인계 받고, TAVI 시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를 설명하며 상세 치료 과정을 공유했다. 

발표를 통해 ▲1, 2차 병원에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할 때 주목해야 할 환자 증상 ▲진료 의뢰 시 공유돼야 할 주요 정보 ▲3차 병원에서 TAVI 시술을 받은 환자를 다시 1, 2차 병원에서 관리할 때의 주안점 등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권역 내 협력 체계 실현을 위한 각자 역할과 업무 범위가 구체화됐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2차 병원 소속 전문의는 “권역 내 의료전달체계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각 의료기관이 담당해야 할 세부 역할이 질환, 분과별로 다를 수 있어 다양한 종별 의료진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심포지엄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치료에 관한 협력체계를 만드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논의를 토대로 향후 더 적극적으로 지역내 상급종합병원과 협업코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진료협력 사례 뿐 아니라 TAVI 시술 진단, 치료 및 보험 가이드라인, 최신 시술 트렌드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병원 노하우를 공유하며 차후 지역내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과 시술 의뢰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또 흉부외과 전문의도 참석해 대동맥판막 수술 최신 트렌드와 하트팀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성가롤로병원 조장현 과장은 “심포지엄에서 소개된 진료 의뢰 케이스는 지역의료기관 간 협력 모범 사례로 심혈관중재술과 같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병원 간 긴밀한 네트워크와 협력체계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북 지역 환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역 내 1~3차 협력병원들과 더욱 긴밀한 진료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