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의료정책 논의기구 전면 보이콧"
전의교협, 긴급총회서 결의…"대한의학회와 함께 정부 거수기 역할 거부"
2024.05.23 12:20 댓글쓰기

의과대학 교수들이 향후 의료개혁 및 의학교육 정책을 논의하는 정부 주관 위원회에 전면적인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부는 각종 의료정책 추진에 의료계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정부안에는 의료계 인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형국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은 지난 22일 긴급 총회를 열고 "보건복지부와 교육무 전문위원회 및 자문위원회 불참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며 "현 사태의 원인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전문성을 무시하고 동일하게 반복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전국 의대 교수들은 거수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 및 의학교육 정책에 대한 불참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대한의학회 및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협력해 복지부, 교육부 각종 위원회 참여를 보이콧하겠다"고 전했다.


'의료계 목소리 반영' 구색 갖추기용…"더는 안 하겠다"


그간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의료계가 참여한 수 백차례의 회의들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통해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가 매우 부실했고, 이마저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며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유일하게 증원 규모가 논의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5차 회의에서 10명 위원 중 6명은 1000명 이하의 증원을 제시했으며, '2000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 지난 2월 6일 정부가 '2000명 증원'을 처음으로 언급한 보정심 회의에서 의료계 위원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으나, 1시간만에 논의를 종결하고 증원 규모를 확정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독단적인 결정을 하기 전 필요한 구색을 갖춘 것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계는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력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역시 같은 이유로 참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위원 20명 중 14명은 현장을 잘 아는 의사들로 구성돼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 지시하면 일사천리로 달성하려는 모습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도 "의료개혁특위 회의 전에 주요 결정내용에 대한 자료가 만들어져 뿌려지고 회의 후 결과도 동일하다"며 "특위가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전문가 불참에 의료정책 추진 차질 우려


의사단체들의 잇단 불참 선언에 근래 추진되는 의료정책마다 현장의 목소리가 빠졌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현 정부 출범 때부터 강조된 '전문가 중심의 국정 운영'에도 금이 가고 있다.


일례로 의료개혁특위가 지난 10일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안에 대해 발표하자,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 학회는 '의료개혁'이란 미명하에 설익은 개편안을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또 정부가 외국 의료인 면허자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것 역시 '국민 생각함'의 입법예고 공지에서 90%에 달하는 반대 의견이 달리며, 의료계는 물론 여론도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번 전의교협의 불참 선언으로 현재 의대교수들이 참여 중인 복지부 산하 감염병관리위원회, 국가건강검진관리위원회, 국가암관리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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