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병원 건립을 둘러싼 충남대병원과 당진시와의 감정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당진시는 약속을 저버린 충남대병원을 강력 비난하며 법정공방에 나설 태세다.
당진 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충남대학교 정상철 총장을 만나 당진시에서 세종시로의 제2병원 설립계획을 전격 수정한 것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이들은 당초 약속대로 당진에 제2병원 건립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과 함께 시위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충남대학교 측은 기존 입장을 철회할 의지가 없어 향후 제2병원 건립을 두고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충남대 서해안 제2병원'은 황해자유구역 당진 송악지구 내 6만6100㎡(지하 3층·지상 8층) 부지에 50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사업예산도 2259억원에 달했다.
서해안 지역 중 대형 의료기관 취약지구로 꼽혔던 당진시의 경우 대학병원 건립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실제 당진시는 충남대 제2병원을 추진하면서 1년 동안 전담 공무원까지 뒀고, 관보에까지 충남대병원 입점을 게재하는 등 기정사실로 받아 들였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지난 4월 이주호 교과부장관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제2 충남대병원 건립을 적극 건의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이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돌연 세종시 입주를 선언하면서 당진시의 대학병원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물론 충남대병원이 송악지구 병원 건립을 포기한게 아니라 개발 속도가 빠른 세종시에 제2병원을 먼저 설립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진시는 사실상 철회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다.
충남대 제2병원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충남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이 어떻게 이익을 좇아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열악한 충남 서북부권 의료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던 충남대병원의 약속을 모두 거짓이었다”며 “당진시민을 기만한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충남대병원은 선후가 바뀌었을 뿐 송악지구 제2병원 계획이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는 “당초 계획이 갑작스레 수정된 부분은 당진시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세종시 분원 설립 후 송악지구 병원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