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화상·일사병 등 여름철 알아두면 좋은 응급처치법
조재홍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2024.08.11 17:52 댓글쓰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여름철, 많은 분이 피서를 위해 산이나 바다를 찾을 것이다. 


즐겁게 지내다 갑작스레 응급상황에 처하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처치로 위급한 상황을 맞이하기 쉽다. 안전한 여름을 위한 응급상황 대처법을 알아보자. 


"일광화상, 초기 처치로 화상 부위 빠르게 식혀야" 


산, 계곡, 해변 등에서 낮에 뜨거운 햇볕에 노출된 채, 야외에서 장시간 활동하다 보면 피부가 빨개지며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일광화상은 대개 1도 내지는 2도 화상에 그치지만, 잘못된 초기 처치로 손상된 피부에 세균이 침투하는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은 1도, 2도, 3도로 구분 짓는데 1도 내지 2도 화상은 물집의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열기가 피부 아래 깊은 조직까지 침투해 발생하는 3도 화상은 간혹 근육, 신경까지 침범해 통증이 비교적 덜한 특징이 있다.


만약 화상 부위에 통증이 잘 느껴진다면 당시에는 오히려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1도 내지는 2도 화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초기 처지로 화상 부위를 식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Cooling). 열기가 더 깊숙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화상 입은 자리를 찬물에 담그거나 깨끗한 수건 또는 거즈를 찬물에 적셔 덮어주고 약 20분 정도 유지해야 한다. 20분이 넘어가면 오히려 냉기가 피부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급한 마음에 무턱대고 화상연고를 찾아 바르는 것은 이물질만 가미하게 돼 상처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꼴이므로 피해야 한다. 


물집이 잡혀 있다면 터지지 않도록 해 2차 감염을 방지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화상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해 화상 드레싱을 받아야 한다.


화상은 노출 당시보다 증상이 심화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상처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가급적 1주일 동안은 병원에 방문하여 화상 드레싱을 받아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물집이 터진 경우에도 기본적인 처치는 같으나 2차 감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므로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늘어나는 온열질환, 일사병과 열사병 구분 대응 필요" 


우리나라는 여름이 고온 다습하고, 최근에는 폭염도 잦아지면서 온열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여름엔 원래 더위 먹고 힘들지’하고 가볍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방치하고 있다가 체온조절 중추가 마비돼 심한 고열이 나는 열사병으로 이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심뇌혈관계 등의 만성질환자는 더욱 취약하므로 빠른 상태 확인과 초기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소위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증상(피로, 기력 저하, 두통, 어지러움, 구역, 구토, 근육경련, 발한)으로 무엇보다 핵심이 되는 기준은 바로 체온과 의식 상태다. 


체온이 38도~40도에 이르고 힘겹게나마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의식 상태를 보인다면 비교적 가벼운 상태지만(일사병) 체온이 40도 이상, 무의식을 포함해 대화할 수 없는 의식 상태라면 매우 심한 상태(열사병)로 의심해야 한다.


따라서 적절한 초기 처치는 의심 환자를 빠르게 그늘진 곳으로 옮겨 체온을 측정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이 아니더라도 휴가철마다 체온계를 챙겨두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체온이 38도 내외고, 대화가 가능하다면 생수나 이온 음료를 마시게 하면 도움이 된다. 정확한 기준이 있지는 않지만 3:1~4:1 비율로 이온 음료보다 생수를 더 마시기를 권장한다. 


이온 음료 위주로 섭취하면 오히려 체내에서 탈수를 조장해 자칫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체온이 40도 가까이 되고 의식도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최대한 옷을 벗기고, 차가운 물이나 얼음으로 몸을 식혀주며 119에 신고해야 한다. 


열사병으로 이어지는 경계 상태부터는 빨리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치료받아야 한다. 


물놀이 시 해파리에 쏘인 경우 촉수 떼고 바닷물로 충분히 씻어야 


바다에서 즐기는 물놀이 중에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도 있다. 앞의 상황에 비해 비교적 접하는 빈도가 낮아 막상 쏘이면 어떻게 대처할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근래에는 수온 상승으로 해파리 출현이 늘고 있으니, 해수욕을 앞두고 있다면 대처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해파리는 촉수를 지니고 있는데 그 안에 있는 자포에서 독성 효소들이 체내로 유입돼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 대개 쏘인 부분에 통증, 부종, 피부 발진이 생겼다가 좋아진다. 


그러나 초기에 촉수를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맹독일 때는 피부 궤양·괴사, 식은땀, 호흡곤란에서 이어지는 심정지 등의 심한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 출몰하는 해파리 종 중에서 독성이 강한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파리에 쏘인 후, 현장에서 해야 할 제1원칙은 바로 촉수를 제거해 해파리 독에 노출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신용카드나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촉수를 최대한 떼어내고 바닷물로 충분히 씻어줘야 한다.  이때 수돗물이나 생수는 자포를 자극해 독을 더 방출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바다생물의 독은 열에 의해 변성되므로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약 42~43도)의 따뜻한 물로 헹구면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통증 경감을 위해 식초도 사용했으나, 현재는 해파리 종에 따라 통증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어 피해야 한다.


또 쏘인 이후 이른 시일 안에 쏘인 부위의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거나, 시커멓게 변하거나, 식은땀과 호흡곤란으로 힘들 때는 바로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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