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공식화한 가운데 산하 26개 학회에서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찬성하고 일부는 시기상조 입장"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24일 오후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의학회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해 "산하 학회와 모두 의논이 된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소청과학회는 대외적인 메시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학회마다 일부는 찬성하고 일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의학회는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제외하면 가장 큰 의사단체다. 전체 의사 80~90%인 전문의들이 산하 26개 진료과별 전문학회에 소속돼 있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학회, 의료전문가 배제될 우려에 참여한 듯"
이날 김지홍 이사장은 대학의학회 행보에 대해 "의대 정원이라는 이슈에 모든 현안이 매몰돼 있고 의정 갈등이 길어지면서 세부적인 문제들이 너무 휩쓸려가고 있다고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배제돼 현 사태가 더욱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필수의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세부지침으로 미리미리 정할 것들이 많은데 전문가가 배제된 상황에서 결정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의학회도 이런 점을 우려해 필요에 따라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현재 대한의학회와 함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 모두 '일단' 정부와 협의를 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참 기류가 확산하고 있어 협의체 출범이 다시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2일 협의체 불참 의사를 밝혔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23일 긴급 총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참여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