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최초 500례 달성이라는 의미보다는 고도화된 비뇨기과 로봇수술의 혜택을 많은 환자들에게 최대한 돌려주고 싶다. 미래에는 단일공 로봇수술이 대세로 잡을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홍성후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아태지역 최초 단일공 로봇수술 500례 달성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2021년 9월말 단일공 수술이 가능한 다빈치SP를 도입한 이후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단일공 비뇨의학과 로봇수술 500례를 달성했다.
놀라운 사실은 서울성모병원은 다빈치sp 도입 순위가 10번째인 후발주자라는 사실이다. 최초로 다빈치sp를 도입한 병원도 아직 500례를 달성치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압도적 성과인 셈이다.
그는 "사실 500례 달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달성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아태지역에서 선도하는 수술 분야가 생긴 것은 의미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멀티포트를 활용한 로봇수술 선호도는 여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일공 수술이 결국 미래 로봇수술 주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의 경우 기존 로봇수술로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기능이 있으며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기술에 따라 안전성이 더욱 높아진다.
대표적으로 멀티포트의 경우 수술이 어려운 위치에 있는 종양은 모두 박리 후 수술을 진행해야 하지만, 단일공은 카메라와 기구가 동시에 들어가 더 용이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비뇨기계 질환 로봇수술, 세계적 우위 선도 ‘확인’
홍 교수에 따르면 국내 비뇨기계 질환 로봇수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에 도달했다.
우리나라 의사들의 수술 술기 성적은 미국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으며 일본의 수술 결과와 견줘도 놀라울 정도의 발전 속도를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관련 연구나 기술 개발 등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뒤쳐저 있어 임상가-공학자 등이 연계돼 제품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에 대한 대규모 국가적 지원 및 사업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그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다빈치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결국 임상의사의 아이디오와 회사의 기술적 지원, 정부 협업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후학 양성, 교육 시스템 고도화 매진"
로봇수술 영역에서 비뇨기과의 선전과 역할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가장 뼈아픈 부분은 바로 후학양성이다.
전문의 양성과 관련해서 다소 아쉬움을 피력했지만, 비뇨의학과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 전문의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홍 교수는 "비뇨의학과는 몇 십년째 전공의 부족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 와중에 정부는 전문의 중심병원을 예고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없으면 이 같은 변화는 불가능하다"며 "현재 지방의료와 필수의료 붕괴가 진행되고 있어 서울 지역권도 그 파급력이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도 남아 있는 교수들이 이렇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몰랐다. 사실상 탈진 상태로 현재 상황이 순조롭게 해결되길 바라며 잘 갖춰진 의료시스템이 붕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뇨의학이 처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고도화한 교육 시스템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문의 양성) 교육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하다. 비뇨의학과는 그나마 적은 인원 내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교육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뇨의학과는 수술 규모나 환자 수, 수익 등 모든 측면에서 메이저가 됐다. 학생들에게도 이를 전하고 첨단수술 등을 경험해 보게 하는 등 지원율 제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 AI 발전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AI와 빅데이터는 비뇨의학과 로봇수술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영역으로, 홍 교수 역시 AI와 빅데이터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위험한 로봇수술을 시행할 때 시뮬레이션 미리 여러 수술을 경험하고 그 과정들을 모듈(Module)로 만들어 트레이닝 과정이 이용하는 방식이다.
트레이닝 과정에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수련의 인증 과정에도 포함시키게 된다.
그는 “수술 시뮬레이션 수술 리허설, 내비게이션 기술까지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전(全) 자동 수술의 경우는 검증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