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진호 기자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양구 동성제약 회장은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 브랜드리팩터링(대표 백서현)에 보유 지분 전량인 14.12%를 120억원에 매각했다.
브랜드리펙터링이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동성제약은 지난 1957년 고(故) 이선규 창업주가 설립한 이후 최근까지 유지 돼왔던 오너 경영체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외부에 넘긴 경영권···수익성 제고 등 시너지 촉각
동성제약은 염모제 브랜드 ‘이지엔’과 ‘허브’를 미국 아마존 등에 입점시키는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또 공기청정기, 건기식, 가공식품 등 비의약품 분야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던 중이었다.
다만, 수익성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엔 영업손실 6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때문에 이번 브랜드리팩터링의 동성제약 경영권 확보는 단순 소유 지분 변화를 넘어 회사 전략적 재편을 촉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설립된 신생 업체로 자체 브랜드 및 온라인 유통망을 보유했다. 동성제약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과 시너지를 염두해 주도적으로 인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퍼포먼스 마케팅, 브랜드 리뉴얼, 건기식 D2C 유통 등 디지털 기반 소비재 시장에 차별점을 두고 있다. 자체 브랜드 ‘필리서치’ 등을 통해 2023년 연 520억원의 매출도 기록했다.
제약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속한 변화 속에서 신제품 개발 지연, 규제 강화, 경쟁 심화 등 여러 변수에 노출돼 있다. 결국 외부에 맡겨 재정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임시 주총에서 신임 이사회 구성과 신규 사업 발표 등에 따라 동성제약 ‘제2 도약기’에 대한 가능성에 기대감도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이양구-나원균 불화설 솔솔···이례적 변화 주목
브랜드리팩터링의 백서현 대표는 바이오 기업 셀레스트라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어, 향후 동성제약의 헬스케어·바이오 부문과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백 대표가 이끌고 있는 셀레스트라는 적자에 상폐 위기인 상황으로, 수익 모델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M&A를 추진하는 점 등은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더군다나 이양구 회장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아들 이용훈 씨 등이 아닌, 조카인 나원균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던 과정에서 승계 작업을 멈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조카인 나 대표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했고, 올해도 지분 매각을 통한 승계작업에 대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외부 기업에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기존 계획과 변경된 듯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오너 간 불화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동성제약은 우선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경영 체계 전반에 대한 정비 및 사업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시에 나온 내용이 전부”라며 “자세한 사업 방향 등은 임시 주총이 마무리돼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