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주식에 잇단 자살…결국 의사까지
2008.11.04 22:15 댓글쓰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해 증권사 직원 등 투자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주식투자 실패로 4일(화) 부산에서 60대 병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의료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그 동안 증권사 직원을 비롯 보험사 지점장, 대기업 회사원 등 의료계와는 무관한 듯 보였던 주식투자 실패의 그림자가 의료계까지 확산된 것이다.

사실 주식이 어느 직역을 막론하고 투자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임을 감안하면 사회의 브레인인 의사, 약사, 한의사 등 의료계 종사자들 중 상당수도 투자 실패를 경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개미투자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의료계 모 관계자는 “얼마 안되는 액수지만 주가 폭락으로 손실을 본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며 “경제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알 수 없으니까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의료장비 및 병원 확장 등 자산 증식 수단으로 주식에 손을 댄 개원의들의 경우 외환 유동성 위기와 함께 국내 실물경제 침체로 연일 손해를 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는 것.

더욱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주가에 따라 기분도 좌지우지된다는 강남에 위치한 모 비뇨기과 의사는 “진료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거의 주가 확인하기에 바쁘다”며 “사람인지라 오르면 기쁘고 내려가면 기분이 다운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동작대교에서 30대 이모씨는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4억원의 내역과 주식투자 실패를 괴로워하는 내용을 담은 유서를 남긴 채 한강에 투신해 자살했다.

이씨는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유명기업에서 팀장까지 역임하는 등 성실했던 사람으로 증시가 폭락해 주식을 권유했던 친구들에게까지 손해를 끼쳐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최근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원룸에서 대구 모 고교 영어교사로 밝혀진 40대 K씨가 주식 투자 등 빚에 시달려온데다 5개월 전 아내와 이혼한 후 자신의 처지를 비관, 방 안에 연탄화로를 피워놓은 채 숨진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주식투자 실패 비관 자살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이유는 어느 한 직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교사, 병원장 등 전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연일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잠재돼 있는 수많은 투자 실패 투자자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내재돼 있다는 얘기다.

서울소재 대학병원 정신과 의사는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아직 잠재돼 있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우려스럽다”며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도록 항상 주위에서 관심을 갖어야 하며, 스스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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