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소속 보훈병원이 의사 급여 현실화를 시도 중인 만큼 올해는 정원을 채워 정상 진료를 이어갈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전문의들이 집단 사직하며 우려감을 키웠던 중앙보훈병원과 광주보훈병원이 최근 전문의를 대거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보훈병원은 최근 13명의 전문의를 충원하고 이달부터 진료를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 1명 ▲감염내과 1명 ▲안과 1명 ▲정신건강의학과 2명 ▲피부과 2명 ▲응급의학과 1명 ▲산부인과 1명 ▲보훈의학연구소 1명 ▲혈액종양내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1명 ▲구강악안면외과 1명 등이다.
병원은 지난해 시행한 의사직 보수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지역 대학병원 수준으로 보수를 높였다.
이곳 관계자는 "전문의 정원을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처우를 개선해 전문의가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광주보훈병원도 비슷한 규모 타 병원 수준으로 보수 현실화를 시도, 최근 전문의를 10명 이상 충원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공백이 심했던 만큼 아직까지 정원 충족은 요원하다. 일례로 정형외과는 전문의가 1명만 있어 2명을 더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보훈병원 의사 정년은 60세지만, 최근 광주보훈병원은 신경외과 전문의 '긴급' 채용 공고를 내고 "만 60세 이상도 지원할 수 있다"고 기준을 변경했다.
병원 관계자는 "1차적으로 정년 이하 전문의를 채용하지만, 그렇게 해도 구해지지 않으면 범위를 확대한다"며 "이미 여러 전문의가 계약 형태로 그렇게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 채용이 특히 어려워 초청진료로 공백을 메우고 있는 과도 있는데, 매년 인턴과 전공의가 쏠리는 인기과인 피부과가 그 예다.
이 관계자는 "보수를 현실화해도 지방과 공공병원이라는 한계가 있고 외부 보수와 차이가 커서 피부과는 특히 정말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구·인천·대전·부산도 '3차·긴급' 채용 진행
대구보훈병원도 지난달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정형외과, 신경과 전문의 및 응급실 전담의 등의 긴급 채용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근근이 정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공공기관이라 제약이 있어 민간병원과 보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여전히 신규 채용은 어렵다"고 전했다.
인천보훈병원은 이달 6일부터 의사직 '3차' 공개채용에 들어갔다. 일반내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내분비내과, 외과, 응급실 전담 등의 전문의를 찾고 있다.
이밖에 지난달 대전보훈병원도 응급실 당직의,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심장내과·정형외과 전문의, 부산보훈병원은 응급실 전담의(긴급) 채용에 나선 바 있다.
한 보훈병원 관계자는 "보수 현실화 시도는 고무적이지만 공공기관 특성상 제약으로 시장 기준 급여를 다 주고 데려올 수도 없다"며 "여전히 병원장님이 알음알음 인맥으로 모셔와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올해 초 신년 업무추진 계획을 통해 의사 이탈 방지 차원에서 "성과연동형 보수체계 및 의료품질·고객만족도 측정 등 평가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 등 의료진이 내원객에게 평가를 잘 받으면 보수를 높이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