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앙보훈병원이 최근 의료진 처우를 대폭 개선하며 인력 확보, 진료 역량 상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공병원 의사 인력난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임금, 정년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보면서 '근무하고 싶은 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유근영 중앙보훈병원장은 지난 17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성과와 포부를 밝혔다. 병원은 지난해 10명 이상 전문의 집단 사직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올해 3월 신규 전문의 13명을 대거 영입했다.
비결은 정년제도 및 보수체계를 개편한 데 있었다. 최근 병원은 의사 정년 개념을 없애고 정년 이후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돼 근무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유근영 병원장은 "인건비 외 예산을 조정했고, 보수 체계의 경우 의사직 보수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지역 대학병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인지 최근 중앙보훈병원은 많은 새내기 의사들의 첫 직장으로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을 제치고 초강세를 띤 데 이어 중앙보훈병원은 올해 전공의 및 인턴 모집에서 경쟁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유근영 병원장은 "채용 전(全) 단계에서 블라인드 전형을 도입했고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며 "간호사는 교대제 시범사업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대한간호협회 우수상 등을 수상했을 정도"라고 자평했다.
이어 "처우 뿐 아니라 연구환경도 조성해 우수한 의료진들이 일하기 좋은 병원을 만들 것"이라며 "정년 퇴직한 상급종합병원 스타 의사도 적극 영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의사 정년 개념 폐지, 비정규직 형태 고용돼 근무 지속 가능"
"우수 의료진 영입·진료역량 강화 매진"
"국가보훈부 승격, 보훈의료 전달체계 구축·구심점 역할 수행"
이처럼 유 병원장이 진료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중앙보훈병원을 포함한 전국 보훈병원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보훈 진료 대상자는 감소하고 있고, 급성기 치료 중심에서 일상적 건강관리와 예방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더불어 6월에는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면서 보훈의료의 질적인 변화가 더욱 절실해졌다.
유 병원장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을 실현하기 위해 대대적인 의료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보훈의료 전달체계'를 완성하는 데 중앙보훈병원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3차 의료기관으로서 중증질환자 의료 품질을 고도화하는 게 주된 과제다.
그의 구상대로라면 위탁병원인 동네의원이 경증환자를 보는 1차 의료기관, 지방 보훈병원이 중증환자를 보는 2차 의료기관, 중앙보훈병원이 고난도 진료·수술을 시행하는 3차 의료기관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병원은 중증 및 노인성 질환에 전문화된 특성화 진료과를 강화하고 암센터·심혈관센터·혈관인터벤션센터 등 10개 전문진료센터를 고도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