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여부가 보건당국을 비롯해 제약⸱바이오업계 단연 화두다. 동물 활용 전임상의 유효성 지적과 윤리적, 비용적 문제 등이 수면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국회도 기술 발전과 더불어 윤리적 문제가 확대되면서 관련 사안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해 환자들을 위한 연구 목적으로 그 벽(壁)이 허물어지기를 기대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허들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 이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하는 조영재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용을 줄이고, 시간을 줄이고, 실제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과 약(藥)이 오면 좋겠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역할은 임상의사로서 아무도 제정안에 관심이 없으면 안되기에 여러가지 얘기를 해주고, 환자들에게 도움되는 목적 외에는 큰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은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동물대체시험법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동물대체시험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법적 근거 미비 등 관련 산업 지원이 부족하다는 내용으로 발의 됐다. 대표 발의자는 한정애 의원이다.
동물 전임상 유효성은 세포 치료제처럼 인체에서 유래한 세포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상관없는 동물에게 전임상을 하는 것이 효율성이 있는 지에 대한 문제에서 비롯된다.
조 교수는 “인체 유래 세포를 활용한 신약개발 과정서 동물 전임상이라는 전통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만들어놨다”라며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반대로, 동물시험이 잘 됐다는 기사가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다면 이미 인류 건강 문제는 사실 정복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첨단바이오의약품 등은 임상에서 사람 면역체계와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동물실험 과정서 독성이 나타났다고 사람에게 안 쓰는 것이 맞는지 시장에서도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신약을 개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인체와 가까운 상황을 모사하는 생체모사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했고, ‘인실리코’로 일컫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도 가능해졌다.
제약사 등 산업계의 신약개발 투자가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물을 대체할 임상기술 발전과 동물단체들의 요구 등이 맞물리면서 제정안 촉구 토론 등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조영재 교수는 “이미 10년 전에 세계 최초 장기모사칩 기술을 한국 교수님이 내놓았다”라며 “그 장기가 폐였고, 그 때부터 관련 내용을 관심 있게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그때만 해도 기술은 기술대로 크고 있었으나 서로 접목이 잘 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동안 기술이 발전해 시장의 요구와 맞물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나 이런 쪽에서는 이제 신약개발에도 써야 되지 않겠냐는 등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오간 온 어 칩(Organ on a Chip), 오가노이드(Organoid) 등 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임상시험으로의 전환이 하나의 답처럼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식품의약국(FDA)을 통한 신약개발 과정 중 인체 임상시험 전에 거쳐야 했던 동물임상시험을 선택사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세포 치료제 등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시험 효과의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다. 다만 동물대체시험이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교수는 “어쨌든 동물대체시험도 신약 개발을 위한 비용을 줄이고 동물사용 수를 줄이고 임상 기간을 줄이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지 유효성에 대해 보다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에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변에서 공감해주는 분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일부는 '동물대체시험이 될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영재 교수는 정부도 투자를 늘리고 더불어 산업계 전반에서 요구가 커지면서 전망 자체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조 교수는 “개인적으로 전망은 밝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한 분야이고 나라에서도 투자 계기가 돼서 수요자들이 더 많이 받아 들일 여건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의 대표자들이 제약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미 새로운 대체 시험법을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 교수는 “기술적으로 확장이 되면 임상에서 새로운 진단에 더해 치료 과정서 투여 전에 부작용도 예상하고 약도 맞춤 선택하는 식으로 발전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