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외래 20% 입원 40%, 암환자 신뢰"
전상현 울산지역암센터 전상현 소장
2022.12.31 06:45 댓글쓰기



[기획 3] 지역암센터는 암 발생·예방·진단·치료 및 관리 등을 연구하고, 암환자 진료, 예방과 관리에 관한 홍보와 교육·훈련, 등록통계 자료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밖에 암관리에 필요한 사업으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12개 지역암센터 중 9곳은 국립대병원이 운영 중이며, 나머지 3곳은 사립대병원이 맡고 있다. 사립대병원이 지역암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병원 차원의 별도 비용과 공간을 투입해야 한다. 사립대병원임에도 지역 내 암관리를 위해 공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메디가 사립대병원 차원에서 지역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 역할과 의미를 짚어봤다. 울산지역암센터을 운영하고 있는 울산대병원 전상현 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Q. 지역암센터 역할 소개


울산대병원은 울산지역 암진료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 중이다. 2011년 울산지역암센터로 지정돼 건물을 신축하고 울산지역 암치료 거점병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방사선치료장비(트루빔)의 추가 도입과 로봇수술 시행 등 암환자들을 위한 의료장비를 강화했다.

또한 암환자 전용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도입, 현재 암환자는 당일 진료 및 3일 이내 검사, 일주일 이내 수술·시술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지방 최초로 최신형 로봇수술기 다빈치Xi와 SP 동시 보유로 로봇수술을 확대했고, 암환자 진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다학제 진료 활성화를 통해 환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Q. 울산지역 암치료 거점병원 성과를 꼽는다면


울산대학교병원은 지역 내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상급종합병원으로 암환자에게 있어서도 유일한 치료기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외래환자 가운데 20% 및 입원환자 40%가 암환자로 지역암센터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또한 입원 및 외래 친화도가 60%를 육박한다. 암 진단을 받은 뒤 다른 병원에서 시술이나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많은데, 울산대병원은 진단과 치료가 함께 이뤄지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Q. 지역암센터가 추진 중인 특화사업은


울산광역시의 공업단지 특성상 대기오염이 인체에 유해(有害)할 것으로 보고 지난 2013년에 특화사업으로 ‘울산지역 폐암 고위험군에서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의심결절 조기발견’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모태로 해서 정부에서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 폐암검진 사업이 시범사업으로 운영됐으며 이후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흉부 CT 폐암검진 모티브가 되는 사업을 처음 추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재 진행되는 연구 중에서는 지역암센터 진료부장인 조재철 교수의 ‘면역억제 환자에서 코로나19 항체 투여에 대한 연구’가 주목할만 하다. 또한 고수진 교수와 옥민수 교수가 공동으로 연구한 ‘한국 암환자의 미충족 돌봄 요구 조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수도권 이탈현상 감소 추세, 정부 반짝 지원 아쉽다"

"공공의료 역할에도 정부 지원 절대 부족, 암은 예방부터 철저한 관리 필요"

"지역서 진료받고 수술은 서울서 받는 환자들 많아 수도권 쏠림현상 심화"

"재정적 지원을 비롯해 보건복지부에 암 질환 관련 전담 부서 필요"


Q. 지역암센터 운영에서 겪은 고충이 있다면


지역암센터는 중증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적은 지방에서는 공공의료 차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사립대병원 같은 경우 더욱 열악하다. 암센터 건물도 자체적 예산으로 건립했으며, 트루빔 장비 도입시 보조금을 일부 받았을 뿐 운영도 알아서 해야 한다. 지역 암환자의 타지역 유출도 걱정이다. 지역암센터에서 진료와 수술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서울에서 진료를 받으려고 한다. 진단은 지방에서 받고 수술은 서울에서 한 뒤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환자가 많다. 암센터가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다하고 이를 통해 수도권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지역 암 통계를 내면 울산 지역은 평균 암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폐암이 높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에 맞는 역학조사를 실시하면 암 예방과 사회적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앞서 말한 암환자 서울 쏠림 현상도 우리가 막연하게 공감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와 증감률 등 현황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이 부족하다. 연구와 빅데이터 수집 등 지역암센터로서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가 벽으로 작용하는 게 안타깝다.


Q. 지역암센터를 위해 필요한 지원책은


암 관리는 매우 중요한 보건 문제다. 국내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질병이고, 암환자도 매년 증가한다. 최신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암 정복이라는 말도 흔히 쓰이지만 근본적으로 암 발병률을 줄이고 지역에서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암센터 설립 취지도 이와 맞닿아 있지만 부족한 정부 지원으로 인해 정책 의도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 교육이나 보건소 교육, 환자 쏠림 완화를 위한 활동 등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부족한 예산으로 실행 가능한 일이 많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낀다. 재정적 지원을 비롯해 보건복지부에 암 질환 관련 전담 부서가 마련됐으면 한다. 유병률과 사망률이 모두 매우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암을 관리하는 부서가 없다는 것이 모순적이다. 지역암센터 지원의 법적·행정적 근거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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