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 급여화됐지만 아쉬움 남아"
박석오 박샘내과 원장
2022.11.30 05:18 댓글쓰기

금년 8월 의료계 숙원 중 하나였던 연속혈당측정기(CGM)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뤄졌지만 개원가에서는 이전 대비 극적인 변화가 없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상담·판독 행위가 신설됐지만 정작 개원가에서는 1형 당뇨병 환자가 드문 편이며, 금번 수가 수준으로는 더 많은 환자관리를 위한 노력이 배가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박석오 박샘내과의원 원장[사진]은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아쉬움을 전했다. 


이번 수가 신설로 환자가 소유한 개인용 GCM의 부착·사용법 교육 등의 행위는 최소 1회에 한해 3만900원, 일정기간 지속 활용 후 내원해 판독하는 행위는 1만7850원을 받는다. 


박 원장은 "지식, 수련과정, 고도의 판단능력 등 보이지 않는 전문성에 대한 보상이 인색한 우리나라 수가체계에서 최소한의 수가가 신설된 것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1형 당뇨 환자 불만 등 일부 역효과 난감" 


그러나 "대형병원에서는 인건비 등 원가 요소를 감안하면 여전히 저수가라는 불만이 있는데 개원가에서는 내분비·당뇨병 전문의원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적용대상인 1형 당뇨병 환자 내원이 드물어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드물게라도 오는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이전 대비 오히려 CGM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의사들이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박 원장은 "1형 환자가 신규 내원해 처음 적용하는 경우는 별 문제가 없지만 기존 환자들은 없던 본인부담액이 생긴 것"이라며 "이에 데이터를 의사 평가와 처방에 활용하지 않으려는 역효과도 일부 보인다"고 씁쓸해했다. 


이어 "기기 보험 적용 시부터 함께 신설했어야 할 수가가 이제서야 신설돼 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환자 불만감만 높이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앱 설치부터 단말기 부착, 수시 문의 대응 등 환자 교육 부담 큰 실정" 


이제 CGM을 활용한 당뇨병 치료 시, 단순 지급을 넘어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환자의 자발적인 활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학계 중론이 됐다.


박 원장은 "별 생각 없이 측정만 한다면 낭비행위에 불과하다"며 "혈당 수치와 추세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고 환자 생활 습관과 연계해 분석하고, 개선방향을 의논해서 처방에 반영하고 이후 평가하는 과정이 반복돼야 조절목표 도달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게 쉽지는 않다. 


박 원장은 "애플리케이션 설치, 단말기 부착, 연동 등을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고령환자에게 직접 해드려야 하는데, 구형 휴대전화의 경우 연동이 안 되기도 한다"며 "사소한 문제가 생겨도 환자가 의료기관에 문의해서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박 원장은 "현행 신설수가 수준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환자관리에 들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본인부담금도 지금보다 낮춰야 환자 수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2형·임신성 당뇨 급여 우선적용 고려해야, 보험재정 부담 크지 않을 것"  


낮은 수가 책정 뿐 아니라 대상 범위 제한도 일선 의료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아쉬움을 키운 지점이다.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은 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은 급여항목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임신성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에서 CGM 활용 효용성이 높은데다 급여를 적용하더라도 보험재정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박 원장 생각이다. 


그는 "임신성 당뇨병 환자는 매우 적극적 태도를 가지고 있어 CGM은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며 "어리고 활동적인 소아청소년 환자는 아프고 번거로운 손가락 채혈 자기측정보다 CGM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성 당뇨병 환자는 임신 후반기 수개월 동안만 사용하면 되고, 소아청소년 환자는 사용기간이 수년으로 제한돼 예산 소요가 크지 않다"며 "보험급여 적용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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