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는 신경외과·신경과 전공의 교육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수련환경이 되고, 신경계중환자 관리 및 연구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입니다.”
모교 병원에 20억원을 기부한 동문 이름을 딴 ‘중앙대병원 안건영 뇌혈관센터’가 확장, 개소했다. 센터를 이끌어갈 남택균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중앙대병원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청사진을 그렸다.
남 센터장은 “약 20년간 조용히 일만 했고, 앞으로 10년 더 일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았다”며 “동문 기부를 계기로 병원을 도약시킬 기회가 온 것 같았다”고 부임 계기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개원 초부터 뇌신경센터가 있었지만 운영이 다소 아쉬웠던 측면이 있다. 이에 이번 확장개소를 계기로 전공의 교차 수련 등의 교육과 연구 부문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게 남 센터장의 포부다.
남 센터장은 “신경외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등이 지금껏 잘 호흡하며 운영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도 “우리 세대는 신경과, 신경외과 부문 등을 나눠 하고 있지만 후학들은 둘 다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점차 신경계중환자 전담전문의를 뽑는 병원이 늘 정도로 해당 분야가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 병원은 아직 연구 데이터를 쌓아놓고만 있는 수준”이라며 “바이탈 사인 모니터링 장비 및 저장 서버 강화 등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설·장비 보강하고 기존 인력 효율적 활용”
“진료과 간 소통·조화 장점, 안전한 치료 고민”
“수가 인상과 함께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해야 필수의료 산다”
남 센터장은 시설은 보강하되 인력에 대해서는 아직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선 시설·장비 보완과 기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환자가 늘어나면 인력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신경계중환자 관리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전담전문의를 두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시도’를 하되 원래 열심히 하던 일을 꾸준히 하는 것도 남 센터장의 목표다. 진료과 간 소통을 잘하고, 궁극적으로 환자를 밀접하게 보는 것이다.
남 센터장은 “다학제 협진을 위해 형식적인 회의를 하기보다 환자가 오면 SNS로 신경과, 신경외과 간 주의할 점 등을 바로바로 소통한다”며 “어느 병원을 가든 치료 수준은 비슷하다. 우리는 더 안전한 치료를 위해 열심히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자부했다.
‘가만히 두면 사망할 환자를 치료해서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신경외과와 뇌 파트, 이른바 기피 분야에 몸 담은 남 센터장은 현재 화두인 필수의료 살리기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미국처럼 수가를 점점 올린다면 과연 좋아질까. 우리나라 수가 수준에 맞춰 뇌혈관 전문병원 인력 기준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응급실의 경우 일주일 근무 일수를 정해놓으니 응급전문의 고용을 많이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 않냐”며 “젊은이에게 의사로서의 사명감만 요구할 수는 없다. 안정적이고 자부심을 느낄 일자리를 줘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