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관 이어 누리관 건립 추진, 새역사 진행형"
정희진 고대구로병원장
2022.09.05 05:10 댓글쓰기

1983년 당시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구로지역에, 그것도 독일차관으로 병원을 설립한다는 것은 ‘의료시혜’라는 단어 외에는 달리 표현이 불가한 행보였다. 의료불모지나 다름없던 그 지역, 군 보충대 부지에 들어선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설립 이후 40년 세월을 흔들림 없이 지역민 건강을 지켜왔다. 숭고한 설립 취지에 쉼없는 노력이 곁들여져 고대구로병원은 현재 1075병상, 3040명의 교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대표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고대구로병원의 발전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섣부른 자만 대신 변화무쌍한 병원환경 대응과 미래의료 선도를 기치로 더욱 단단해지기 위한 노력에 열정을 쏟고 있다. 최근 완공된 미래관은 고대구로병원이 구상하는 마스터플랜의 또 다른 시작점이다. 고대구로병원 40년 세월의 첫 여성 병원장으로 새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정희진 병원장은 우려 보다는 설레임으로 다가올 미래를 맞이할 각오를 다졌다.


미래의료 견인 ‘마스터 플랜’ 1단계 완료


미래의학 선도병원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마스터플랜을 기획해 온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최근 미래관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미래관은 미래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의 시작이다. 연면적 8557평 규모의 지상 7층, 지하 6층으로, 외래진료실 및 검사실, 교수연구실,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지상 2~5층에는 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피부과가 확장·이전했다. 


지상 6층에는 건강증진센터와 병리과가 들어섰다. 특히 영상의학과가 미래관으로 확장되며, MRI 2대, CT 1대, X-ray 2대, 초음파 3대 등 최신 의료장비를 추가 도입된다. 


지하 2~6층은 주차장으로 조성, 기존에 비해 276개의 주차면이 늘어났다. 


미래관 외래 공간은 이전보다 약 2배 확장됐으며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건물이 도로와 인접해있어 환자 및 보호자들 이동 편의성과 접근성이 대폭 향상됐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미래관을 오픈하며 공급자 중심이 아닌 ‘환자(수요자) 중심’, 진료과 중심이 아닌 ‘질환 중심’으로 진료시스템 재편을 도모했다. 


상대적으로 입원환자보다 외래환자 비중이 높은 진료과를 미래관으로 이전함으로써, 기존 건물인 본관 및 신관에는 중증질환 전문 치료시스템을 강화했다.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공간 확충의 의미가 아니라, 중증질환치료-연구중심으로 병원의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는 개념이다.

 

외래환자가 많은 진료과를 외래관에 배치하고 본관과 신관은 중증전문 시스템을 강화해 급성기, 중증, 응급환자 중심 진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희진 병원장은 “미래관 준공은 고대구로병원이 지역을 넘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역사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래관으로 9개 진료과가 확장 이전하는 것과 동시에 본관·신관에 중증질환 치료 핵심시설들을 집중해 중증환자 진료 시스템을 강화한다. 


중증환자 비율이 높은 진료과 또는 특성화센터를 기존의 2배 가량 넓은 공간에 확장 재배치하고 센터 중심 의료서비스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정희진 병원장은 “고난도 중증질환 중심의 기반을 다짐과 동시에 희귀난치질환센터 등 기존 특성화센터 운영을 강화해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 아닌 의료기관 본연의 역할 충실”


고대구로병원의 궁극적 지향점은 중증‧필수‧응급의료는 물론 감염병 대응 진료체제가 제대로 갖춰진 대한민국 대표 최상급 종합병원이다.


단순히 규모의 경제 실현이 아닌 ‘의료’라는 본연의 역할에 내실을 기함으로써 최고 자리에 우뚝 서겠다는 다부진 각오다.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정상의 반열에 올라 있다. 고대구로병원 중증환자 비율은 61%로, 전국 상급종합병원 평균을 훨씬 상회함을 넘어 빅5 병원들과도 견줄만한 수준이다.


또한 2014년 국내 최초로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 병원’에 선정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 유일의 ‘중증외상전문의수련센터’를 운영하며 중증외상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중증외상 분야 전문가 양성과 함께 다발성 중증외상환자 발생을 대비해 외상전문의로 이뤄진 외상팀이 24시간 대기한다.


고대구로병원은 201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방에서도 고위험 산모가 분만을 위해 찾아올 만큼 전문성으로 명성이 높다.


감염병 분야 역시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한다. 과거 신종플루, 메르스 당시는 물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감염 분야 전문성으로 주목 받았다.


정부의 방역 정책을 자문하는 많은 전문가가 고대구로병원 출신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견인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8개 기업 가운데 3개사 임상시험을 고려대구로병원이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중증‧응급‧감염병 등 소위 필수의료 분야에서 절대적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을 넘어 국가적으로 공고한 입지를 갖춰가는 중이다.


정희진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은 결국 중증진료와 필수의료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진료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병원이 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하기 좋은 병원, 가시적 성과 도출


미래관이 고래구로병원이 구상하는 마스터플랜의 1단계라면 누리관(가칭)은 2단계 청사진이다.


미래관과 비슷한 8500평 규모로 계획 중인 누리관은 수술실, 중환자실, 권역응급의료센터 확충은 물론 암센터 확장 이전이라는 로드맵이 설정돼 있다.


기존 암센터 내 장례식장 이전을 통해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대폭 확대해 중증의료 기능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게 누리관을 통한 2단계 마스터플랜의 핵심이다.


정희진 병원장은 “누리관까지 완공되면 중증의료 인프라의 효과적 배치를 통해 중증응급외상, 중증급성기 분야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의 면모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대구로병원이 진료와 함께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축은 ‘연구’다.


지난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처음 지정된 후 국내 10개 연구중심병원 중 가장 많은 자회사(9개)를 설립하는 등 연구 사업화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현장 요구를 반영한 실증적 연구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누구나 연구할 수 있는,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게 고대구로병원의 자랑이다. 


향후 의생명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신진연구자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 잘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연구 분야에 집중하는 연구특성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미 고대구로병원은 의료기기 개발 기획부터 제품 시판까지 전 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장비, 공간, 전문 자문 시스템 등 내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스마트 헬스케어, 정밀의료기기, 차세대 신약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갖추고 의료 창업을 지원한다. 


정희진 병원장은 “더 많은 교원이 외부 기업들과 함께 의료기술개발 및 실용화에 나서고, 그 결과로 실질적인 수익까지 낼 수 있도록 총괄 관리,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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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 09.06 16:13
    고대구로는 불리한 위치를 극복하고 빅5 다음 서울 6번째 규모 병원이 되었는데 응원한다. 고대구로 생길때 주변은 공장이 밀집해 있고 낡은 1층 집들 밖에 없는 오지였다. 삼성, 아산, 서울성모등 처럼 누구나 잘될거라고 생각한 입지가 아니어서 그동안의 노력이 더욱 박수를 받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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