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건강검진 시 불필요한 설문조사 문항을 축소해 의료기관 행정 업무를 간소화하고, 건강검진 상담수가 청구 시범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대한검진의학회는 18일 밀레니엄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2년 제28차 추계학술대회 및 제23차 초음파연수교육'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번 학회에선 원격의료와 같은 의료계 주요 이슈 및 국가건강검진 개선 등 정책 세션, 검진 시 발견된 동반질환의 최신지견 공유 등과 함께 검진기관 직원교육도 마련됐다.
김원중 검진의학회장은 "실질적인 검진기관 운영을 위한 다양하고 세부적인 주제 선정으로 회원들에게 직접적인 정보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정책적 이슈와 함께 검진 결과 후 질환 치료법 등에 대한 최신지견을 공유하고,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초음파 연수교육도 실시한다"고 말했다.
특히 검진학회는 현행 국가건강검진제도의 설문조사 항목 개선이 필요하며, 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수가 청구를 위한 시범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양대원 총무부회장은 "요즘 검진 직원 공고를 내면 지원자가 없어 인력 충원이 어렵다"며 "인력은 부족한데, 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 항목은 나날이 늘어나 행정업무가 과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영 학술부회장은 "70세 이상 할머니에게 초경 시기를 물어보는 질의 같은 것은 제외시켜야 한다"며 "고지혈증 검사 주기가 2년에서 4년으로 바뀌었는데 이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까지 들어주고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진 설문항목을 개선하고, 건강검진 후 결과에 대한 상담수가 청구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며 "검사 기간이 늘어난 고지혈증의 경우 2년으로 단축시킬 필요가 있고, 대장암 검진의 경우 대변 잠혈검사가 아닌 대장 내시경을 국가암검진으로 실시토록 의견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중 회장도 "우리 병원에서 검진을 하지 않더라도 타병원에서 가져온 자료를 해석해줘야 하기 때문에 판독 상담료가 책정돼야 한다"며 "특히 귀가 잘 안 들리고, 거동이 쉽지 않은 노인들에 대한 노인 상담료 신설이 필요해서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판독 및 노인 상담료 관련 정부에 건의 계획"
"건강검진 결과, 이메일이나 모바일 전송 시스템 도입 검토"
또한 보건복지부 등에 건강검진 결과를 이메일이나 모바일 등으로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에 관한 의견도 조회할 방침이다.
김원중 회장은 "검진 데이터를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으로 전송받는 시스템에 대해 모바일 업체는 합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저촉 여부 등에 대한 공단과 복지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전송 시스템을 이용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수월해질 것"이라며 "주무부처의 해석이 나오면 회원들에게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권장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와 관한 정책 강의도 진행됐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수요가 높은 만큼 안전성이 확보된 진료 범위부터 비대면 진료를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다.
이세라 자문(외과의사회 총무부회장)은 "많은 직역들, 이해 관계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의사단체에서 원칙을 지키면서 국민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현재는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원칙 아래 사실상 무제한 허용되고 있다"며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환자 진료 숫자를 제한하든지, 재진으로 한정하든지 비대면 진료 범위를 의료계가 정리하고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올해 4번째로 일반건강검진인증의시험을 시행했다. 10여 명이 인증의 시험에 응시해 갱신 자격증 확보에 도전한다.
김 회장은 "2017년부터 시행된 인증의시험은 국가건강검진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학회 차원에서 평가 분야별 서면조사에서 가점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논의가 뜸했지만, 향후 건보공단 및 복지부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