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병원에서 쓰러진 뒤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진 사건을 두고 직역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필수의료분야 지원 및 제도개선을 통해 봉합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관할 송파구보건소와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복지부는 ▲의료법 등 관련 법 위반 여부 ▲입원에서 전원까지 진료 전(全) 과정 ▲사망 간호사의 근무환경 등을 확인했다.
이후 8일 전문학회, 직역단체 등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나온 의견 및 현장확인 결과를 검토, 제도개선 등을 포함한 조치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관련 학회, 의사회 등과 함께 연속 간담회를 개최해서 중증소아, 흉부외과, 중환자, 감염 분야 등 주요 필수의료 분야별로 지원이 필요한 사항의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하게 된다.
특히 간호사 처우개선에 대해 복지부는 “기본적으로 배치 수준이 점차 향상돼야 노동 강도 문제가 줄 수 있다”고 판단, 이를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9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양정석 간호정책과장[사진]은 “무엇보다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지난 2018년 대책 발표 당시도 언급됐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중점 시행하는 부분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들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교대제 개선도 야간근무에 대한 부담을 덜거나 예측가능케 만들어 균형있게 일할 수 있는 것도 처우개선의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양 과장은 “병원협회, 간호협회와 병원 근무문화를 개선하는 부분도 노력하고 있다. 처우개선은 1~2년으로 끝날 수 없는 업무라고 판단, 더 깊게 생각하면서 기존 정책의 연속선상으로 이어가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중점 시행·교대제 개선"
"진료지원인력(PA) 관리·운영체계 타당성, 10곳 의료기관 시범사업 통해 검증"
의료기관 내 큰 혼란을 겪어온 소위 PA(Physician Assistatn)로 불리는 진료지원인력 관리 및 운영체계에 대해 정부는 타당성 검증에 돌입했다.
현재 ‘진료지원인력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 연구’(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를 통해 도출된 ‘진료지원인력 관리·운영체계(안)’의 현장 적용 가능성 확인을 위해 10곳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약 1년간 타당성 검증에 참여하게 되는 기관은 의료기관 여건에 맞게 원내 ‘진료지원인력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진료지원인력 관리·운영지침’을 마련, 각 진료과 등에 배포하게 된다.
양정석 과장은 “의료기관 내에서 진료지원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교육 시키고, 환자 안전을 위해 팀을 이뤄서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하는지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정책과는 최근 미국 출장을 통해 PA를 제도화한 선례를 확인했다. 지난 50년 이상 인정받아온 PA의 역할과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기 위한 조치였다.
양 과장은 “미국에서도 PA라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바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안에서 의사의 지도 아래 차근차근 밟아가는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어느 범위까지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 병원 안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역할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현장에선 결국 점점 팀웍이 중요하다. 효과적으로 팀웍을 증진시켜줄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면허 범위 내에서 코웍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대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양 과장은 “본사업 전환 여부를 지금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올해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의료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는 부분을 검증하는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