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내 최초로 국군외상센터가 정식 개소했다. 국군수도병원 부지 내 총면적 3300여평 규모로 조성된 센터는 외상소생실, 전용수술실, 1인 중환자실 등 우수한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와 연계해 후송전용헬기 등을 이용한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다. 의무사령부는 센터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초대 센터장으로 민간 외상 분야 권위자인 김남렬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前 고대구로병원 교수)을 임명했다. 김남렬 초대 센터장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총동원해 군 중증외상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편집자주]
“국군외상센터는 민간권역외상센터와 견줄 정도로 첨단시설을 갖추고 전방을 아우르는 최상의 입지를 갖췄다. 하지만 이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충원이 가장 중요하다. 유연한 사고로 센터를 세운 만큼 의료진 충원과 관련해서도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국경없는의사회·남극탐사 의료 등의 경험을 지닌 김남렬 센터장은 “남들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 외상외과를 만들고 10년 간 이끌었다. 또 예방가능 사망률이 타지역 대비 아직 높은 서울에 외상센터를 더 늘려야 한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던 중에 국군외상센터장 제의를 받았고, 천착을 거듭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 그는 “외상을 하는 입장에서 외상환자를 더 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다수의 군병원이 운영 중이지만 총상 등 중증외상 군인을 치료하기 위한 외상센터가 생긴 것은 처음이다.
김남렬 센터장은 “전방 지역에 부대가 거의 몰려 있지만 수술에 집중하는 군병원은 많지 않다”며 “최초 응급치료만 하거나 요양·재활이 필요한 환자를 수용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전방을 아우르는 지역에 위치한 국군외상센터는 응급·급성기 수술에 집중하고 최종적인 치료까지 수행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군병원, 의료진 충원 가장 시급하고 중요”
“남 들이 하지 않는 길 선택, 외상환자 더 보고싶은 마음”
“응급 처치부터 최종 치료까지 전단계 군 외상치료 수행”
“의료진 충원 시급, 민간의사 채용 시 급여 현실화 등 과제”
민간 권역외상센터와 비교해서도 시설·장비 뿐 아니라 입지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확신했다.
현재 국군외상센터는 1년에 1000명 이상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고, 권역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1시간 이내 후송이 가능하다.
그는 “군인의 경우 환자 발생 시점에 바로 센터가 알게 된다”며 “환자가 후송되는 동안 의료진은 준비하면 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 및 국군의무사령부는 국군외상센터를 야심차게 공개하면서 향후 군 외상치료를 넘어 민간인도 진료하는 중증 외상치료 분야 전문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이를 실현키 위해 김 센터장은 아직 많은 숙제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의료진 충원이다.
그는 “아직까지 의료진이 3명 있다”며 “최소 10명은 있어야 당직 등 24시간을 대응할 수 있는데 요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군의무사령부는 인력 수급을 위해 매년 장기군의관을 민간 권역외상센터에서 수련받게 하고 이들의 50%를 외상·외과 계열로 선발·양성키로 했다.
김 센터장은 장기 군의관뿐 아니라 민간의사 채용도 고려하고 있지만 난항을 예상했다. 군 기관에 민간의사를 데려오기에는 급여 맞추기가 쉽지 않고 고용체계 등도 다소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현재 유관부처 및 민간병원 등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센터는 지난달 말 첫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김남렬 센터장은 “첫 심포지엄은 다양한 내용으로 꾸려봤는데 향후 3년 정도 지나면 우리 센터만 할 수 있는 특색을 만들고자 한다”며 “군·재난의료 내용으로 특화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