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고사 위기에 처한 이비인후과 1차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가 현실화 및 신설이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찰·처치행위가 기본진찰료 포함돼 있어 수가 현실화와 새로운 항목 신설 절실"
이비인후과의 경우 타 진료과에 비해 기구 관리 등 인건비와 유지비용이 상당할뿐만 아니라 몇몇 진료와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자원 및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수가체계에서는 대부분 진찰 및 처치 행위가 기본 진찰료에 포함돼 원가보전조차 어렵다는 목소리다.
또 노인성 난청 등 난청 줄이기 사업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23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이 같이 주장했다.
이비인후과 특성상 맨눈으로 관찰이 불가능한 귀·코·목 등을 진찰하고, 내시경·현미경·비경·이경·석션기·설압자 등 기구의 구매 칠 소독 등 인건비 및 유지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복합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문진과 검사에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외이도 처치, 비강 처치 등의 수가 신설도 요구했다. 현재 이명, 어지럼증, 코골이 및 무호흡, 인후두역류 질환 등 수가로 인정받지 못 하고 있는데,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화 척도 검사와 마찬가지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명 및 천식 등에 대한 교육상담료, 난청 질환 감별을 위한 음차 검사, 어지럼증 감별을 위한 두부충동검사 등에 대한 수가 신설 바람도 밝혔다.
황찬호 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은 “현 수가 체계는 거의 모든 진찰 및 처치 행위를 기본 진찰료에 포함되는 것으로 묶어놨다”며 “원가보전조차 안 되는 저수가로 인해 많은 이비인후과 의원들이 경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진료를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낮은 수가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비인후과 1차 의료는 붕괴 직전”이라며 “적절한 수가 인상과 수가 신설을 통해 이비인후과 1차 진료가 유지 가능하게 만들어 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가 신설에 대해서도 “그동안 기피과라는 이유로 혹은 필수의료라는 이유로 몇몇 과들의 수술 및 처치 수가는 두 배 이상의 상승이 있었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제일 상황이 어려운 이비인후과 수가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급성 호흡기 질환 및 주요 감각기 질환, 그리고 두경부-갑상선 종양을 폭넓게 다루는 이비인후과 1차 의료는 국민건강을 위한 필수 의료 분야”라고 덧붙였다.
“노인 난청, 표준화된 의원급 청력검진 중요”
한편 이비인후과의사회는 노인 난청 등 난청줄이기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난청인구는 1300만명이다. 중고도 난청 400만명, 경도 난청 900만명 등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노인 난청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양측 60dB 이상(또는 일측 80dB이상, 반대측 40dB 이상)의 청각장애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한쪽’ 보청기 구입비용만 지원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특히 조기에 보청기를 착용할 경우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 어음 분별력 향상 등을 위해 양측 보청기 지원의 필요성이 크다는 목소리다. 양측 보청기 지원에는 65세 이상 50~59dB 난청 환자에 100만원 상당의 보청기 공급 시, 본인부담금을 50%라고 가정할 때 약 227억3000만원(2020년 기준)이 들 것으로 봤다.
나아가 난청줄이기사업에 대한 구상도 밝혔는데, 난청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신생아기(#1), 초등학교 입학 시기(#2), 초등학교 4학년(#3), 중학교 1학년(#4), 고등학교 1학년(#5), 군입대 전후(#6), 생애 전환기(40세와 65세, #7·#8), 노화성 난청 심화시기(#9) 등 아홉 차례에 걸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의원급 청력검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회장은 “노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난청에 대한 정부 지원의 문턱이 더욱 낮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청각장애진단을 받지 못한 40~60dB 난청을 가진 노인들에 대한 보청기 지원과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고도 난청 환자들에 대한 양측 보청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