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항생제가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40세 이상 성인 20만1459명을 14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표본 나이,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항생제 처방 및 사용 항생제 계열 수, 당뇨병 발생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연구 결과, 항생제 누적 처방 일수와 항생제 계열 수가 많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항생제를 90일 이상 사용한 그룹은 항생제 미사용 그룹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16% 높았다. 또한 5개 이상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 1개만 투여한 그룹에 비해 14% 이상 이었다.
혈당이 높아지는 당뇨는 신부전, 심혈관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국내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를 앓고 있으며 이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 인구는 약 1440만 명에 이른다. 혈당관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신경써야하는 평생 과제다.
이러한 원인으로 연구팀은 신체 내 장내미생물균총을 지목했다. 항생제 사용이 장내미생물균총에 영향을 미쳐 여러 질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아시아계 성인 대상으로 항생제와 당뇨병 관계를 분석한 최초 연구로, 국내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음주나 흡연 등 당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들도 고려해 정교함을 더했다.
박상민 교수는 “40세 이상 성인에서의 항생제 사용과 당뇨병 발생 위험 간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밝혀졌으므로, 항생제의 득실을 고려해 신중히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그룹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