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형 식생활로 결장암 '늘고' 직장암 '줄어'
세브란스병원 김남규·허혁-국립암센터 오재환·원영주 공동연구
2018.10.01 12: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한국인이 겪는 대장암 중 결장암 비율은 높아지고, 직장암은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서구형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허혁 교수, 국립암센터 오재환·원영주 교수 등은 중앙암등록본부가 보유한 대장암 환자 32만6712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대장암 중 결장암 비율은 49.5%였지만,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여 2011~215년에는 66.4%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직장암 비율은 50.5%에서 33.6%로 감소했는데, 이는 국제적인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에 대해 김남규 교수는 “식생활의 변화와 비만이 주된 원인 중 하나”라며 “적색육·가공육·당분·정제된 곡물 섭취가 많은 서구화된 식생활은 비만·당뇨와 연관성이 높고,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구는 서구화된 식이가 특히 원위부 결장암과 연관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서구화된 식이와 연관된 대장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특성이 주로 원위부 결장암 환자에게서 관찰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단 성별에 따라 결장암 중에서도 발병 부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좌측결장암이 빠르게 증가한 반면, 여성은 우측결장암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996~2000년 남성의 전체 대장암 중 좌측결장암 발병 비율은 23.6%에서 2011~2015년 33.3%로 증가했고, 여성의 우측결장암 발병 비율은 17.7%에서 25.4%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른 대장암의 발병 부위 차이는 남녀의 식습관 차이와 더불어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국내 전체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996~2000년 58.7%에서 2011~2015년 75%로 뛰었다. 이중에서도 직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57.7%에서 74.6%로 높아져 전체 대장암 중 가장 높은 생존율 향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결장암의 경우에도 우측결장암은 63.1%에서 73%로, 횡행결장암은 62.1%에서 74.6%로, 좌측결장암은 64.0%에서 78.35%로, 직장구불결장이행부암은 56.9%에서 75.1%로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하게 되면서 수술 시야 확보가 용이해졌고, 이를 바탕으로 한 완전 장간막 절제술·중심혈관 결찰 등 수술 원칙을 잘 지킨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병기가 높은 대장암의 경우에는 생존율 향상 폭이 크지 않았다. 대장암 1기 혹은 2기 초인 경우에는 2006~2010년 5월 생존율이 92.8%, 2011~2015년 94.7%로 매우 높았고, 2기 말이거나 3기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78.8%에서 81.6%로 생존율이 높았다.
 
이와는 반대로 간·폐·복막 등 원격 전이가 나타난 4기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생존율이 19.7%에서 19.6%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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