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약 불순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샘플조사를 진행한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메트포르민 원료 제조원(수입원)에 대한 전체 계통 조사를 진행 중이라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최근 "품목허가를 받고 시판 중인 메트포르민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발암물질인 NDMA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잠정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은 불순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FDA는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샘플조사를 진행했다. 이중 악타비스 'Rx메트포르민 1000mg ER'과 'Rx메트포르민 500mg ER' 2개 제품의 6개 로트에서만 NDMA가 검출됐다. 그 양은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
샘플 제품에서 NDMA가 일일 허용 섭취량을 넘지 않아, 미국 내 메트포르민 회수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FDA는 조만간 샘플조사에 사용된 시험법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도 유럽연합(EU)에서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제품에서 NDMA 검출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EU 의약당국이 잇달아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약이 위험하지 않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식약처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메트포르민 원료 900여 개를 검사 중인 상황"이라며 "워낙 검사해야 할 품목이 많다보니 조사 결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일부 제품만 선별해 샘플조사를 진행하기보다 전체 계통조사에 나선 것은 라니티딘 사태 때 지적됐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 9월 식약처는 미국과 유럽 의약당국이 NDMA 검출 소식을 발표하자, 국내 유통 중인 라니티딘 품목(제품명 잔탁)에서는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열흘 만에 이를 번복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라니티딘 제품들에 NDMA가 불균질하게 혼합돼 있어 시험 결과의 편차가 컸다"며 "첫 샘플조사 결과에서는 NDMA가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지만 이후 진행한 실험에선 초과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입장을 번복해 엄청나게 질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샘플조사보다는 전수조사에 가까운 계통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결과를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국내에선 메트포르민 성분 제네릭 품목이 많은 것도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로 꼽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에는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약 종류가 많지 않아 샘플조사를 해도 대표성이 있다고 여겨지지만, 국내의 경우 제네릭 제품이 워낙 많아 샘플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약품산업 환경이 다르고, 시장 조건도 다르니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