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병원에서 진료비 적정성 심사 등을 담당하는 보험심사간호사 자격증을 국가공인으로 인정하고 업무 역시 신규 수가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승혜 보험심사간호사회장(세브란스병원 보험심사팀장 [사진])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병원에서 보험심사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에게 정부 차원의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심사간호사는 의료기관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각종 보험과 관련해 발생하는 진료비 적정성 심사 및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질지표 분석 등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변화하는 의료제도에 적응하고 급여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진료비 관련 통계자료와 보험 정보를 관련 부서에 제공하고 교육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보험심사간호사회는 지난 2006년 첫 개설 후 20년 동안 보험심사간호사 자격과정을 체계화하고 회원 권익 강화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된 보험심사간호사는 약 1만여명이다.
이승혜 회장은 “보험심사간호사는 정부 보건의료정책이 임상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중간을 잇는 가교 역할”이라며 “이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제도와 건전한 의료문화가 안착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안착 일등 공신, 근거 기반 데이터로 보건의료정책 수행 기여"
"심사기준 등 까다로워지면서 병원 보험심사간호사 업무량 급증"
하지만 의료가 세분하되고 진료량이 급장하면서 건강보험 기준 및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며 이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험심사간호사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심사 업무량을 묻는 말에 중소병원 근무자 55.0%가 ‘업무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대형병원 근무자는 55.3%가 ‘업무를 내일로 미루는 일이 많다’고 답했다.
이승혜 회장은 “보험기준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요구되는 증빙자료제출 업무가 많아지는 등 전반적인 업무가 늘고 있다”며 “병원은 증원 없이 적정성평가업무만 막대하게 늘려 보험심사간호사 대다수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건강보험 안정화 차원에서 보험심사간호사 역할 강화 및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 전문가인 보험심사간호사 역할에 대한 수가보상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보험심사간호사들은 의료 질(質) 확보와 비용효과적인 새로운 의료정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심사간호사 자격증은 국가가 인정하는 공인자격증이 아닌 대한간호협회가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으로 아직까지 업무 범위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승혜 회장은 “보험심사간호사 국가공인자격증 인정은 우리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심사간호사가 국내 보건의료정책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회원 역량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 심평원, 병원협회 등 유관기관과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근거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 국가 보건의료정책 및 법률 제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