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국내 의료 기술 발전으로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좌시할 수는 없다.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위암으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57.9명이 위암을 진단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30~40대 위암 발병률마저 증가하는 추세다. 현장에서 환자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 중요성을 강조한다. 서울성모병원 박재명 교수는 소화기 내시경 분야 대가로 환자를 위한 최적의 검사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편집자주]

 

위암 발생 빈도가 점점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위암의 가장 큰 감염원은 헬리코박터균인데 젊은 세대로 갈수록 감염 빈도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위암 발생률도 줄었다. 두 번째 특징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위암 생존율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내시경 검사를 많이 하니 서구와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조기 위암 발견율이 높다. 국내 위암 환자 생존율을 보면 전체 병기를 다 합치더라도 70%가 넘는다. 위 내시경 검사를 많이 해 진행성 위암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조기 위암이 발견되면 생존율이 90%를 넘기지만 많이 진행된 위암이 발견될 경우에는 생존율이 10%도 안될 정도로 매우 낮다다.

 

대장암 검사 시 용종에 대해서는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용종을 떼는 이유는 대장 내시경 용종 절제술을 하면 대장암 발생이 줄고 대장암 발생률이 줄어들면 대장암에 의한 사망율이 줄어든다. 이런 단계가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차단하자는 게 목적이다.

대장암과 위암 개념은 조금 다르다. 위암은 정확한 개념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물론 용종을 자르면 위암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겠지만 선종을 통해서만 암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위선종 및 선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장암과 100% 동일시 할 수는 없다. 위의 경우는 크게 떼내게 되면 금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견하자마자 시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조직 유형을 관찰한 뒤, 바로 뗄 지 아니면 병기 설정 후 검사를 하고 시술 방법을 결정한다. 대장용종을 떼는 것보다 단계가 더 복잡하다.

"전세계적으로 한국인 위암 생존율 가장 높아"
"위암은 대장암과 개념이 조금 달라 위선종 및 선암 발견시 무조건 시술 안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최소 3분 이상 검사' 원칙 목표이고 다학제 협의체 운영 원할 장점" 

 

2017년에 연구한 결과, 시간을 들여 위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면 위암 발견율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식적으로는 당연하게 여길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입증된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숙련도가 높은 경우, 오랜 시간동안 검사하지 않아도 암을 더 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숙련도가 좋은 의사들이더라도 역시 절대적인 검사 시간은 중요하다는 게 입증됐다.

애니메이션 중에 ‘윌리를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많은 사람들 가운데 빨간 모자를 쓴 윌리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우리 내시경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의심되는 여러 부분 가운데 어떤 것이 윌리인지 찾아야 하는 것이다. 위암 치료를 위해서는 상당한 부분의 절개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환자 삶의 질을 위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정확히 발견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서울성모병원의 검사 품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3분 이상 내시경 검사 방침을 시행 중이다. 당시 연구를 진행할 때 위내시경을 평균 3분 이상 보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를 비교했더니 실제로 종양 발견율이 0.6% 상승했기 때문이다. 1%도 되지 않는 낮은 비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0.1%도 올리기 어렵다.

현재 위암 발생률이 10만명 당 50명 정도인데 1만명을 검사하면 5명, 1000명을 검사하더라도 0.5명을 발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실제 검사 건수 대비 위암 환자를 찾기 쉽지 않으므로, 발견율 상승은 검사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다.

 

요즘은 한 명의 의사 혼자 모든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위암의 경우 수술을 진행할 분들 및 외과 교수님들, 방사선 치료를 할 치료방사선학과 교수님들, 항암 치료를 할 종양내과 교수님들, 추적검사를 하게 되면 방사선 영상의학과 및 병리 교수님들이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이 같은 협의체가 잘 만들어져 있는 것이 우리 병원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집단이 발전하기 위해선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진 간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