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축소 병원, 병리과 전문의 업무 가중 악순환'
장세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
2019.01.31 05:5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정책적인 지원이 없다보니 병원마저 병리과를 외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충분한 인력이 고용되지 못해 남아 있는 병리과 전문의들이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7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병리학 발전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왔지만 최근 병리과를 둘러싼 안팎의 어려운 환경으로 위기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대한병리학회 신임 장세진 이사장(서울아산병원)은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검체검사 수가 일괄 인하 및 질(향상)가산료 제도 시행, 2차 상대가치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예컨대,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집도의, 마취 전문의, 간호사를 포함해 5명 정도가 투입된다. 이 때 수술수가가 100만원이라고 하면 병리수가로 절반가량인 50만원이 책정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병원 내에서도 괴리가 생긴다는 게 장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검체검사 중에서도 ‘병리검사’에 대한 항목을 분리, 수가를 책정해야 된다는 제언을 피력했다.


현재 상대가치점수 제도 하에서는 병리검사 수가는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시행되는 검사의 1/20에 불과하다.


장 이사장은 “병원 입장에서는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아있는 병리과 전문의들에게 업무가 과중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검사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병리검사가 특수한 분야라는 인식이 강해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고개를 떨구게 된다.


장 이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병리수가가 비교적 체계적으로 책정돼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현실화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투쟁이라는 방법을 통해 수가를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정확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보험급여제도 하에서 병리의 역할 확대, 즉 새로운 검사의 도입을 통한 병리검사 코드 다양화와 수가 인상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토로했다.


사실 질병 치료의 첫 단계인 병리검사는 높은 정확도와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체검사 행위 재분류 등 병리검사와 관련된 제도 변화에 있어 병리학회가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과제는 산적
해있다.

"병리검사 항목 분리, 별도 책정 절실"
"질병 치료 첫 단계 병리검사 중요, 수가 정상화 절실"
"병리학 발전 이끌어 나갈 젊은 의사들 지원 방안 강구"


다행히 병리학회는 질관리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적인 수준의 검사실을 인증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이사장은 "동반진단검사, NGS 기반 유전자검사, 액상생검검사 등 새로운 검사 도입도 이뤄낸 만큼  '진단병리품질관리기구'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여기에 미래 병리학 발전을 이끌 젊은 병리의사들의 활동을 측면지원하기로 했다. 


병리학은 의학을 과학과 접목시킨 학문으로 현대의학에서 근거중심 의학의 근거를 제공하는 학문으로 여겨진다.

장 이사장은 "다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의 도입 등 주변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병리는 의료 전 분야에서 디지털화 되지 않은 유일한 분야"라고 표현했다.


젊은 병리의사들이 디지털화된 병리환경에서 병리와 인공지능을 접목시키고 유전체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 등 실제 세상의 데이터를 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는 의지다.


장 이사장은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면 병리학 미래는 또 다시 최첨단 의학이 될 것”이라며 “젊은 병리의사들의 적극적 참여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환기시켰다.


실제 진료현장을 반영해 병리기반의 중개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장 이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병리 증례 중심의 발표 장(場)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고, 이를 데이터 베이스화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국제적으로 공간을 개방해 교류도 활성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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