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해 10월 창립한 대한지역병원협의회(이하 지역병협)가 3월17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제1차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역병협은 현재진행형 논란인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 퇴출론’을 일축했고, 의료전달체계 왜곡으로 인한 중소병원 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병협 이상운 공동회장 겸 의장[사진 가운데]은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 퇴출론’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뿐만 아니라 김윤 교수도 관련 내용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라며 “시기적으로 지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자료에 따르면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이 친절도·환자 만족도·가성비·접근성 등 전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고, 진료의 질도 높다”며 “대학병원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수술·시술 등을 담당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 퇴출론 '일축'···"의료전달체계 왜곡 심화"
"의료자원 배분 실패와 정부 과도한 규제로 정책 실패 초래"
특히 지역병협은 ‘의료 질’과 관련해 자신감을 보이면서 의료인력을 적절하게 배분하지 못하고, 병원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 ‘정책의 실패’를 강하게 지적했다.
이 공동회장은 “중소병원에도 충분한 임상경험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있다”며 “그럼에도 간호사 등 보조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원하는 것은 30~50병상 수준의 병원을 대학병원처럼 꾸미고 싶어 하는 거 같다”며 “척추·소아 등 전문병원에서 중환자실·응급실 등을 완벽하게 갖추길 원하는 거 같은데, 의료자원과 재정적으로 봤을 때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감염관리 분야에서 전담부서를 두고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의사·간호사 등을 상주토록 했는데, 정부가 1병상 당 2000원을 지원할 경우 800병상 이상인 대학병원은 운영이 용이하지만 30~50병상인 중소병원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의료자원 배분 실패와 정부 규제로 인해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급속히 진행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공동회장은 “현재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에 쏠린 의료전달체계는 상급종병 자체도 행복하지 않고, 병원급 이하 의원도 말살하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안 등 추진 의지 피력
지역병협은 조직 내 정책위원회를 구성해 간호인력 문제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지역병협은 병권급 인력기준 개선안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 ▲낙후 및 도서지역 병원급 간호인력 규정개선 및 공급확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인력구성 ▲병원급 저수가 ▲의료질평가 지원금 ▲의료전달체계 중소병원 역할 ▲새로운 종별 및 전달체계 제안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 제고에 나선다.
이 공동회장은 “단기계획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안·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을 준비하고 있고, 공청회 등을 통해 세부안을 내놓겠다”며 “정부에도 의료계 발전과 국민건강 저해되는 제도를 개선하자고 요구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