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신경외과의사회 한동석 회장[사진]이 정부가 추진 중인 MRI 급여화에 대해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정부 문재인케어의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MRI 급여화에 따른 보상 등 대안(代案)이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동석 회장은 10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RI 급여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지금처럼 사업을 진행하면 졸속으로 진행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련 논의가 졸속으로 이뤄질 경우 의료비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해 종국에는 환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뜻이다.
내년 척추질환, 내후년에는 관절 등 MRI 급여화가 진행된다. 한 회장은 지난해에도 “기존 40만원대 금액을 받던 MRI가 28만원정도로 급여가 결정됐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많이 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급여일 때는 생각지도 못 했던 문제들이 많은데, 무턱대고 급여화를 진행하면 MRI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과거 심장 관련 선례도 있는 만큼 필수응급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도 시행되면 중소병원 어려움 가중 우려"
중소병원은 대학병원과 개원가 사이에서 끼인 구조라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이와 관련, 의료전달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회장은 “대학병원에는 환자가 몰리고, 개원가는 어려운 사정”이라며 “특히 어디에도 속하지 못 한 중소병원에는 정부가 내놓은 보상책들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사업은 의원들을 살리기 위한 것인데, 문제는 중간에 끼인 중소병원”이라며 “신경외과 규모만 해도 직원이 10~20명 수준의 병원급이 많은데, 잘못하면 중소병원이 다 없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념관에서는 대한신경외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가 진행됐다.
한 회장은 “그동안 기초 쪽으로 치우쳐 학술대회를 진행했다면, 이번부터는 임상에 바로 쓸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며 “등록인원만 500명이 넘는 데다 출석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어서 만석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경외과 중소병원들이 50곳 넘게 대한병원협회에 가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