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 중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던 울산광역시 및 경상북도, 강원도에 소아 야간 및 휴일 진료 확충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울산광역시는 이르면 3월부터 첫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을 시작하며, 경북도는 5개 종합병원에 24시간 소아 응급실을 구축한다. 강원도는 지역 소아과 병·의원과 지속적으로 접촉, 운영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은 지난 24일 울산지역 최초로 야간과 휴일에 소아 경증 환자를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응급의료포털 통계에 따르면, 달빛어린이병원은 이달 기준 전국에 68개소가 운영 중이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35개소에서 1년여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달빛어린이병원 운영비 지원을 위한 예산 45억원을 추가 확보하고 소아 야간‧휴일 진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울산, 경북, 강원에는 현재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는 상태다. 각 시도는 지역 소아과 병·의원과 접촉 중이지만 소아 의료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울주군보건소 역시 그간 지역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기관에 달빛어린이병원 신청을 독려했으나, 보건복지부 지침을 충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이 지침이 개정되며 소아과 전문의 수 등 조건이 완화됐다. 이에 범서읍 천상리 소재 햇살아동병원과 협의를 거쳐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접수했다.
이 병원은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될 경우 한 달간 시범운영을 거쳐 연중무휴 운영할 예정이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외래진료를 한다.
경북, 5개 종합병원서 24시간 소아응급실 운영
경북도는 달빛어린이병원 공백을 24시간 소아 응급실 구축으로 메운다.
경북도는 지난 1월 24일 "공공의료 예산으로 92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집행한다"고 밝혔다.
이 중 15억원은 24시간 야간‧휴일 소아응급실 운영에 투입한다. 소아응급실은 칠곡경북대병원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포항성모병원, 동국대경주병원, 안동병원, 순천향대구미병원 등 권역별 종합병원 4개소에 설치한다.
안동병원의 경우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을 추가 채용하면서 이달 1일부터 24시간 소청과 전문의 진료를 시작했다.
또 경북도는 지방의료원에도 24시간 응급 소아진료실을 비롯해 중환자실, 분만실 등을 구축하고 건강검진센터를 현대화하는데 296억원을 사용한다.
한편, 강원에서는 아직 소아 야간‧진료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강원 원주의 한 의원이 2018년부터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운영됐으나 의료인력이 이탈하며 지난해 6월 지정이 취소됐다.
더불어 이달 초 강원대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의사 11명 중 4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며 소아 응급진료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박현정 강원도 공공의료과장은 “아직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신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라며 “대신 속초의료원과 영월의료원에서 오후 11시까지 소아과 야간 진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군 보건소를 통해 달빛어린이병원을 계속해서 홍보하고 지역 의료기관 참여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망의 불씨는 남아있다. 조정희 춘천시보건소 관계자는 “춘천시에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소아과 병·의원이 4곳 있다. 최근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기준이 조금 완화돼 이들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 응급실에 소아 경증 환자가 많이 몰리는 상태라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이 절실하다. 조만간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