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간에 다발성 종양이 생긴 이집트 외과의사가 합병증이 적은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을 받기 위해 전 세계를 수소문하던 중 국내 병원을 찾아 복강경으로 안전하게 암을 제거하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집트 외과의사인 샤난 모하메드(30·남)씨는 이집트 인구의 80%가 가지고 있는 지방간 소견이 있어 최근 복부초음파를 시행하던 중 6cm 종양을 포함, 5개의 다발성 간세포암을 발견했다.
큰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개복수술이 불가피했지만 개복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우려됐다.
취미로 보디빌딩까지 하고있던 샤난씨는 복부에 60cm 이상의 큰 흉터가 남을 것도 걱정돼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으로 최소한의 흉터만 남기고 종양을 제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집트에는 복강경 수술 장비도, 수술할 의사도 없었다.
샤난씨는 이집트 동료의사와 함께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는 전세계 병원과 의료진의 논문을 검색했고, 서울아산병원 김기훈 교수의 연구 중 2017년 외과 최고 저널(Annals of Surgery)에 실린 ‘복강경 간세포암수술이 개복수술보다 합병증 적다’는 내용의 논문을 보고 서울아산병원에 연락을 취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는 홈페이지로 접수된 샤난씨의 진료기록과 검사영상을 검토했고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 교수는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 샤난씨를 초청했다.
샤난씨는 수술 전 정밀검사를 거쳐 지난 7월4일 김기훈 교수의 집도로 7시간에 걸친 복강경 수술을 받고 다발성 간세포암을 제거했다.
그는 "한국에 치료를 받으러 오면서 이집트와는 전혀 다른 문화가 걱정됐지만 병원에서 무슬림 환자를 위해 준비해준 할랄음식으로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고, 기도실도 있어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았던 수술을 완벽하게 해준 김기훈 교수를 비롯해, 따뜻하게 간호해 준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기훈 교수는 "종양의 개수가 많은 다발성 간세포암이고 종양의 위치가 어려운 곳에 있어 수술 시간이 평소보다 길었음에도 복강경으로 절제를 해 환자의 회복이 빨랐다"며 "국경을 뛰어넘은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가 환자의 빠른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