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대우' 불구 호스피탈리스트 지원자 전무
지방 대학병원들 구인난 심각…무기한 모집 연장 등 '속앓이'
2015.12.07 20:00 댓글쓰기

병원들이 전공의 정원 감축과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대안으로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를 채용하기 위해 나섰으나 정작 지원자가 없어 고심하는 모습이다.

 

‘연봉 1억5000만원’, ‘최고조건 대우’, ‘구체적인 근무시간 조율’, ‘직급 부여’ 등 병원들이 명확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7일 최근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공고를 낸 ▲계명대 동산의료원 ▲동아대병원 ▲을지대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의 모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원서를 낸 지원자가 없었다.

 

동산의료원의 경우 지난 11월9일 처음으로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모집 공고를 냈다. 보수는 1억~1억5000만원으로, 전문의 2명이 응급실 낮 근무와 병동 밤 당직을 순환근무하는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달째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동산의료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문의 전화를 해온 것 외에 큰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동아대병원도 ‘연봉 1억5000만원 협의 후 상향 조정이 가능하고 병원 임상교수 직급을 부여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아직 원서를 제출한 사람은 없다.

 

을지대병원도 지난달부터 4명 이상의 호스피탈리스트와 일반의를 찾고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와 급여 등에 대한 문의만 있었을 뿐 실제 지원한 전문의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상계백병원 수시 채용 형태 전환·전남대병원 이전 모집 실패 후 재모집 나서 

 

다른 병원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제대 상계백병원은 응급실에 근무할 전문의 2명, 내과계 병동에 근무할 전무의 2명 등 총 4명의 내과계 호스피탈리스트를 모집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자 급기야 기한을 없애고  ‘수시 채용’ 형태로 전환했다.

 

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 근무유형에 대해 ‘응급실은 1일 1인, 주 5회 2인 교대 방식, 병동은 1일 2인, 주 3회 근무로 오후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회당 14시간 근무한다’고 제시했다.

 

지난 5월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나섰다가 지원자 찾기에 실패했던 전남대병원도 다시 모집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병원은 내과계열뿐만 아니라 ‘흉부외과와 외과, 내과’ 전문의를 모두 찾고 있다. 병원은 이들을 호스피탈리스트로 채용해 전공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입원환자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수급난에 진료 교수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면접 절차에서 지원자의 진료 수준에 따라 연봉 등 협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주대병원도 지난 10월부터 야간 및 휴일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호스피탈리스트 3명을 채용하기 위해 모집공고를 냈으나 고전하고 있다. 근무조건 및 급여 등에 대해 ‘최고조건으로 대우하며 별도 협의 가능’이라고 명시했지만 원서를 낸 사람은 없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지역적인 문제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호스피탈리스트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전문의 채용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최고 조건이라고 하지만 국립대병원으로서 한계가 있다. 더불어 호스피탈리스트는 '당직 전담' 개념이므로, 보통 중간적 지위에 해당하는 지원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某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에 지원할 때는 ‘연구’나 ‘명예’에 대한 기대도 있다. 그런데 '호스피탈리스트'는 계약직이고 진료를 전담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보수나 처우만을 놓고 봤을 때 일반 중소병원이 더 나은 부분이 많다 보니 지원자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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