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도 내과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권준수 서울대병원 교육인재개발실장
2016.01.13 14:17 댓글쓰기

서울대병원이 내과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list) 채용을 확정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3월초 첫 출근을 목표로 4명의 내과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다른 의료기관 대부분 지원자를 찾지 못해 고전 중이라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육인재개발실장(정신건강의학과)[사진]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4명의 내과 호스피탈리스트를 뽑을 예정”이라며 “레지던트 당직을 빼주기 위해서는 최소 4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시범적으로 해보고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내과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정원 20명에 26명이 지원, 1.3:1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인력난은 피해갈 수 없었다. 내과 호스피탈리스트는 84개 병상인 내과 중앙병동을 전담한다. 물론 당직도 포함된다.

 

지난해 마련된 내과 중앙병동은 모든 과에서 보내온 경증 내과계 환자가 비교적 짧은 시간 입원하는 곳이다. 서울대병원에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한 대표적 공간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를 위해 본관 곳곳에 분포돼 있는 내과 중앙병동을 125병동으로 모을 예정이다.

 

응급실 내과계 환자에 대한 진료는 맡지 않는다. 응급실 환자 중 내과계가 상당수를 차지해 이들에 대한 치료가 내과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병원의 판단이다.

 

권준수 실장은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관점이 각 과마다 차이가 있다. 특히 내과 호스피탈리스트가 응급실에 내려가면 응급의학과와 업무적으로 겹치는 영역이 있을 수 있다”며 진료과 간 혼선을 피하며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서울대병원은 곧 채용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찾을 예정이다. 연봉은 당직 수당 등이 합쳐져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실장은 “내과에서 이미 사람을 찾는 중이다. 전임의 등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월급은 진료교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다만 당직 등의 수당이 있으니 총액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분 불안정 등 문제점은 여전

 

서울대병원은 내과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을 확정하고 대략의 밑그림까지 그려놨지만, 신분 불안정 등 기존 호스피탈리스트의 문제를 대부분 그대로 안고 있어 여전히 고심 중이다.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되는 것은 단연 불안한 신분이다. 호스피탈리스트로 활약을 해도 병원 내에서 더 나은 위치를 기대할 수 없고,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정규직’을 원하는 젊은 의사들이 ‘비정규직’인 호스피탈리스트로 뛰어들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이들의 신분을 보장해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 체계와 인력수급, 의료체계 등 향후 달라질 의료 환경을 고루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 실장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쉽지 않다”며 “호스피탈리스트가 있는 미국의 경우 개원의가 병원에 와서 수술을 하고 환자를 두고 돌아가는 ‘어탠딩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호스피탈리스트가 상주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런 제도가 아니”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통합적 진료를 담당하는 호스피탈리스트를 위한 교육 과정이 전무한 것도 사실이다.

 

내과의 경우 소화기, 호흡기 등 다양한 세부전공으로 나뉘고 있다. 오히려 통합적 진료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 호스피탈리스트를 위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명칭 또한 많은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시범사업 중인 외과 호스피탈리스트에게 ‘진료교수’ 직함을 부여했다. 하지만 정식 직함은 아니다.

 

그는 “교수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교수는 아니”라며 “정말 교수직을 준다면 사실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할 이유가 없다. 교수를 뽑고 당직을 서게 하는 것이 맞다. 또 채용되자마자 교수직을 주는 것은 지금의 체계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답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2월 발표될 예정인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협의체 결과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검토한 후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방침이다.

 

권 실장은 “결과 보고서가 공개되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현황을 짚고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릴 것”이라며 “그에 따라 내과 호스피탈리스트 운영 방향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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