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강기윤 의원(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6대 전문직 종사자 현황을 발표했다.

강 의원이 25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직 종사자 중 의사의 검거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올해도 의사에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 등을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예고된다.

강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성범죄(성폭력, 성매매, 성풍속) 혐의로 검거된 6대 전문직 종사자(의사, 변호사, 교수, 종교인, 언론인, 예술인) 2132명 중 의사가 739명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이 자료에서 의사는 '한의사, 치과의사'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수치는 성범죄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인원이 아니라 '검거'된 인원이다.

지난 해에도 이 같은 문제가 있어 대한의사협회는 반박 보도자료에서 "검거된 의사에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본적인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고 다급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해 의사를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저버린 채 단지 경찰의 검거 숫자를 갖고 의사 성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날조해 발표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한의원협회는 '강기윤 의원 보도자료에 대한 경찰청 정보공개요청 결과'를 공개하며 "환자의 신체 접촉이 필요한 의료인의 특성을 간과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에도 반복된 이같은 사안에 대해 신영형 의협 홍보이사는 "통계 자료를 발표할 때는 내재된 의미, 용어의 정확한 의미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잘못된 정보다"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면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보다 면밀한 검토 후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청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기윤의원실에서는 "경찰청에서 제출한 자료 그대로를 보도자료화 한 것이다. 의미를 해석하지 않고 통계원표 상의 사실을 전달한 것이다. 악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 피의자 통계원표의 직업 분류표는 의사, 변호사, 교수, 종교인, 예술인을 전문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의사, 치과의사, 의사 등을 '의사'로 통칭하고 있는 것이다.

부연설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원실에서는 "각주처리나 괄호로 할 수 있었는데, 기자 분들이 알아서 할거라고 생각했다"며 "문의를 주셨으니 기사에 관련 내용을 담아달라"고 답변했다.

민정혜 기자 (mjh_nuit@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