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계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우리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에 대한 의문으로는 2개의 임상시험 중 예방효과가 90%에 달했던 임상시험에서 더 적은 용량으로 더 큰 효과를 냈지만 정확한 설명 부족 및 피험장서 55세 이상 고령자가 빠진 점 등이 충분한 설명이 안됐다.
이에 미국 일각에선 승인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회사 측은 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글로벌 임상시험을 추가로 계획 중이다.
26일(현지시간)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테카 CEO는 "이제 우리가 더 효능을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으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또 다른 국제 임상시험이 되겠지만 이번 연구에는 환자가 더 적게 필요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상 최종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 임상시험 결과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상황이 아니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측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기 전이라 구체적인 부분을 언급할 수 없다"며 "다만 아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 뭐라고 판단을 내릴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아직 연구결과가 정식 논문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뿐 아니라 화이자와 모더나 또한 아직 연구내용이 논문으로 제출된 게 아니라 전체를 알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어느 정도 효능이 입증된 상황이라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승규 한국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백신은 불특정 다수가 맞는 의약품이다 보니 안전성이 핵심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며 "어떤 백신이 됐든 정부가 최종적으로는 가장 안전성이 뛰어난 제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들이 완전하지 않아 정부 입장에서도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 아스트라제네카, 정부는 어떤 결정할까?
29일 현재 정부는 여러개 제약사와 백신 계약을 추진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지은 바가 없다. 정세균 총리는 29일 “다음주 백신 계약에 대한 국민보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백신을 국내 공급책으로 결정하는 것이 유력해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 계약을 맺어 물량을 보다 유리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장관은 국내 백신 계약 추진 현황 질문에 아스트라제네카를 거론하며 "우리나라에서 상당량을 생산하고 있어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효능에 대해 박 장관은 "화이자의 경우 94% 효능이 있다고 하고 모더나는 90%라고 하는데 그것은 다 자사들이 소수 실험자 대상으로 한 결과이고 학문적으로는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하며 화이자와 모더나의 수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의문점이 연이어 증가되고 미국이나 영국의 규제당국 승인이 불가능 할 수 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정부는 그동안 어떤 제약사의 코로나 백신이든 '안전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강조해 왔다.
박능후 장관은 백신 구매 현황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나라는 백신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백신 구매 기준의 최우선 가치로 보고 있다. 현재 여러 회사와 접촉하고 있다"는 말을 해온바 있다.
이런 기조를 유지한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국내 코로나19 백신 공급 책으로 선택하는 것은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