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안전사고 급증, 병원약사 역할 중요"
한국병원약사회-데일리메디 정책간담회…"인력기준 완화 등 정책적 지원 시급"
2024.06.28 06:09 댓글쓰기

[기획 上] 금년 기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환자안전사고 유형 중 의약품 오·투약이 낙상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며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6월 27일 서울 한국의집에서 한국병원약사회(회장 김정태)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센터장 손은선)와 ‘환자안전약물관리, 우리 모두 함께해요’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윤정이 병원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부센터장(서울성모병원 조제팀장)이 주제발표를 했으며 패널토론에는 ▲이상일 대한환자안전학회 고문(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좌장) ▲손은선 병원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장(세브란스병원 약무국장) ▲서희정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중앙환자안전센터 부장 ▲이용우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회장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데일리메디가 병원약사들의 환자안전활동에 대한 열정과 정부의 공감대, 환자 입장에서 보는 약물사고 예방책 등을 2회에 걸쳐 전한다. [편집자주]


“약물로 인한 환자안전사고가 늘고 있다. 약사가 환자안전전담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개별 의료기관 및 개인 차원에서 열심히 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우리 노력에 순풍을 불어주길 바란다. 병원약사들은 준비가 돼 있다.”


윤정이 병원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부센터장은 ‘환자안전약물관리, 우리 모두 함께해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피력했다.  


윤 부센터장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환자안전센터 환자안전보고시스템에 보고된 환자안전사고 유형 중  낙상이 42.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약물 37.2%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 순위가 역전됐다. 


윤 부센터장은 “의약품 사용오류는 구매·처방·보관·조제 및 투여·모니터링, 입원 및 퇴원 전(全) 단계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치료이행시점에서 의약품 오류 50% 이상이 발생하고 의약품 사용 오류에 의한 약물이상사례 20%가 이 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매·선정, 보관, 처방, 조제 및 투약, 모니터링 등을 의사, 약사, 간호사가 나눠 맡고 있지만 이 과정이 단절적이면 환자안전활동에 한계가 있다”면서 “약물에 대해서는 진료부, 약제부, 간호부가 연계해 일련의 조직활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병원약사들은 단순 조제 및 모니터링 업무를 넘어 다학제팀 활동, 처방감사, 환자 및 보호자와 의료진 약물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윤 부센터장 설명이다.  


일례로 전공의를 대상으로는 중증도 진정 의약품, 주사용 항암제, 고농도 전해질 제제, 주사용 항혈전제, 신경근차단제, 속효성 바이알 제형 인슐린제 등 오류 발생 시 치명적인 위해 또는 잠재적 위험성이 큰 의약품 등에 대해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생산단계 등 의약품 안전사고 감소 노력···수액제 라벨 통일·패키지 개선


당초 의약품 생산단계부터 투약 오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온 병원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는 구슬을 하나씩 꿰고 있다. 


윤 부센터장은 “지난해 대한약품·HK이노엔·JW중외제약 등 기초수액제 생산 주요 회사와 협의하고 병원간호사회 의견을 수렴해 기초수액제 라벨 색상을 통일했고, 올해 1월부터 출하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금년 2월에는 동아ST로부터 개선안을 받아 의약품 5개 제품 패키지 디자인 개선에 협의했다. 정보 표시면 색상을 제거하고 용량 및 도형 색을 다양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제품들은 이달부터 조제 현장에 공급되고 있다. 



“약사가 환자안전전담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場) 마련 필요” 


이처럼 병원약사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의료기관 병원약사들 활동은 약사인력 정원 기준 등에 가로막혀 있는 실정이다. 


윤 부센터장은 “약물환자안전사고가 느는 만큼 약사가 환자안전전담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제 우리 눈에는 오류 원인이 라벨링 때문인지, 처방 때문인지 객관적으로 보인다. 전문가가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달라”고 피력했다. 


이밖에 ▲중앙환자안전센터 내 약물 관련 약사 전문가 자문조직 신설 ▲의약품 허가 단계에서 상품명·용량표기·포장 등 오류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의료기관에서 지참약 식별 시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의 환자 동의 절차 규제 완화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약물을 사용하는 당사자인 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병원약사회가 진행 중인 ‘참여해요, 말해요, 확인해요, 질문해요’라는 네가지 약속으로 구성된 ‘SPEAK-UP!!’ 캠페인도 그 일환이다. 


윤 부센터장이 공유한 병원약사들의 노력에 대해 정부 측은 공감을 표했다. 특히 환자안전분야에 있어 많은 이들이 합심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의약품 사고가 환자안전사고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자발적으로 인지하고 제약사와 관련 단체가 협력해 제품을 개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 강제한 사안도 아닌데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점이 매우 좋은 사례로 남고 있다”면서 “환자안전종합계획에서 중요하지만 공백이 있던 점을 보완하고, 지역환자안전센터 사업처럼 협업해 시너지를 높여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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