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전면시행 반년 개선여부 촉각
포괄수가제 개선협의체 가동
2014.01.07 16:56 댓글쓰기

[기획 5]포괄수가제가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대한 지 반년이 흘렀다. 개원가와 병원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보건복지부는 정책 추진을 관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7월 제도 시행 이전에 휴진 등을 강행했고, 대한병원협회도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산부인과 진료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복지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제도가 시행하는 7월 첫 일주일간 복강경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DRG는 결국 시행했다. DRG 시행 이후 의료계의 문제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복지부는 포괄수가제 개선협의체를 통해 제도 개선을 지속해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주도의 포괄수가 표준진료지침 개발도 계획 중이다. DRG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7월 DRG가 본격 적용되면서 의료계의 불만도 커졌다. DRG 시행 직후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기자실을 방문해 “하루 평균 60통의 민원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임 장관은 “DRG를 시행하면서 의료계가 걱정하는 게 수가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라며 “발전협의체를 통해 논의 중이며 산하기관에 의료계 편의를 당부했다”며 의료계를 달랬다.


대한의사협회는 작년 8월 의협 동아홀에서 포괄수가 조정기전 개발 연구(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주)를 진행 중인 박하영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DRG가 인건비와 재료대, 검사비 변동 등 현실적인 비용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DRG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 신의료기술 문제가 별도보상 등의 원칙 없이는 도입할 수 없으므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개원가의 불만은 계속됐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작년 8월 DRG 한 건 청구에 수십 분이 걸린다며 후속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급기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은 심평원 업무보고에서 강윤구 심평원장에게 “일선 의료현장에서 DRG 청구방법에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DRG는 진료과목별 변화로 이어졌다. 복지부가 올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내장수술(수정체수술)은 DRG 의무화 전 19만5085건에서 제도 시행 후 15만3920건으로 4만 건 이상 감소했다.


반면 제왕절개 분만은 4만7618건에서 약 3만건 증가한 7만2948건의 청구건수를 기록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올해 8월 DRG 시행 이후 21개의 안과 병·의원에서 백내장 수술실을 폐쇄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수술의사 70%가 “난이도 높은 수술을 기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을 기점으로 DRG가 모든 의료기관에 확대·적용됨에 따라 정부의 후속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9월 의료계 주도의 DRG 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지 지침 개발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수가조정 기전을 규정하고, 의료 질 평가 방안을 마련한다. 수가조정 기전 규정화는 조정원칙과 방법, 절차 등의 세부안을 만들고자 외부전문가 연구를 완료했다.

 

중기과제로는 원가기반 수가책정 체계구축, 병원과 의사 비용의 명확한 구분, 표준임상진료기침 개발 등을 계획 중이다.


복지부는 건정심을 통해 포괄수가제 마취과 초빙료 별도 산정 문제를 포괄수가제 개선협의체에서 논의키로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DRG 확대에 따른 과소진료와 의료 질 저하를 방지하고자 적정성 평가를 시행한다고 11월 밝혔다. 최종 평가지료와 기준을 확정한 후 본 평가를 시행하는 형태다.


종합병원 이상 7개 질병군 포괄수가 등에 대한 예비평가와 유사질환에 관한 영역별 포괄평가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복지부 “전환기적 문제…지속해서 개선”


의료계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복지부는 양해를 구하며 “제도를 지속해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대한산부인과학회 추계학술대외 등을 통해서도 문제 개선을 표명하기도 했다.복지부는 “과거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고치면서 일부 문제가 생겼다”며 “제도를 바람직하게 개선하고 정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며 제기된 내용은 제도의 전환기적 불편함이라고 판단한다”며 “일부 업무처리 등이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 의사결정에 따른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괄수가제 개선협의체를 통해 제기된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산하기관인 심평원 등과 함께 제도가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DRG는 기존과 다른 패러다임”이라며 의료계의 이해를 거듭 구했다. 특히 DRG에 가장 불만을 표출하는 산부인과에는 “기존 행위별수가제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한다”며 제도 참여를 당부했다.


복지부는 또 기존 DRG 7개 질환군은 진료 변이가 적고, 표준화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특정 질환에 제도를 확대 적용하는 것은 당분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DRG 확대 시행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의료계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4대 중증질환을 비롯해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개선안 등 산적한 의료정책 이슈가 많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복지부는 “DRG는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 학회의 동의도 필수적인 문제”라며 “당분간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보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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