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스, 인슐린 저항성 개선·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美 툴레인대 보건과학센터 비비안 폰세카 교수
2019.10.30 05:1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당뇨치료제가 재평가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한국인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체내 지방조직이 늘어나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몸에서 인슐린을 지나치게 과다 분비하고 이로인해 심근경색, 뇌졸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야기된다.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TZD 계열 당뇨치료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 대표 주자로 한국다케다제약의 '액토스(성분명 피오글리타존)'가 꼽힌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사진 右]와 미국 툴레인대학교 보건과학센터 과장 비비안 폰세카 교수[사진 左]를 만나 TZD 계열 대명사 격인 '액토스'에 대한 임상적 효능과 최신지견 등을 들어봤다.

Q. 최근 당뇨병 치료와 관련한 가이드라인 개정이 이뤄졌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평가는 
-폰세카 교수: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 가이드라인이 대폭 개정된 후 새로운 사고 및 접근방식이 제시되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다양한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이뤄진 변화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사용 가능한 약제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당뇨병 관리가 쉽지 않았다. 혈당 조절이 어려웠고, 많은 환자들이 합병증에 시달렸다. 여전히 합병증을 앓는 환자가 많지만 근래 3~4년간 당뇨병치료제의 대규모 심혈관질환 관련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서 당뇨치료제의 혈당 강하는 물론 심혈관 질환 혜택도 약제 선택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됐다.   

Q. 심혈관질환 혜택을 가진 당뇨약이 메트포르민 처방 이후 2차 약제로 우선 고려된다는 뜻인가
-폰세카 교수: 그렇다. 2차 약제를 추가할 때 우선 고려되는 것은 심혈관질환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어떤 유형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말초혈관성 질환 및 뇌졸중, 허혈성 심근경색 등의 질환 유형에 따라 치료전략이 달라진다. 심혈관질환이 없다면 저혈당 위험성, 체중 감량 등이 고려될 것이다.

Q. 국내 당뇨 환자에선 어떤 유형의 심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하나
-임수 교수: 서양과 다르게 한국에선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뇌혈관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아시아에서 뇌졸중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에 가장 좋은 효과를 입증한 당뇨약은 TZD 계열이다. 다른 약제 중 DPP-4억제제는 중간 정도 효과가 있고, SGLT-2 억제제는 유의하지 않지만 뇌졸중 위험을 오히려 조금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여기에 TZD는 SGLT-2 억제제와 함께 복용하면 SGLT-2 억제제의 부족한 점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위험을 줄여줘 병용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당뇨 2차 약제 선택시 심혈관질환 유무 최우선 고려"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면 당뇨환자 뇌졸중 발생 위험도 낮춰져"
"최근 10년새 국내 당뇨병환자 체질량지수 높아져 TZD 계열 약제 사용 적기" 

 

Q. TZD 계열 약제가 다른 당뇨치료제보다 뇌졸중에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폰세카 교수: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졸중은 인슐린 저항성과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면 뇌졸중 발생 위험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인슐린 저항성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경동맥 두께가 중요한 지표가 되는데, 피오글리타존은 다른 약들보다 경동맥 두께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Q. 그렇다면 '계열 효과'로 봐도 된다는 뜻인가
-임수 교수: 우선 TZD 계열 역사에 대해 조금 알아야 한다. TZD 계열 중 가장 처음 개발된 트로글리타존은 간(肝) 기능을 평가하는 LFT 수치를 높여 시장에서 퇴출됐고, 그 다음으로 개발된 것이 피오글리타존과 로지글리타존이다. 로지글리타존은 심근경색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에 통상 TZD 계열 약물을 거론할 때 피오글리타존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폰세카 교수: 피오글리타존은 과거 TZD 계열 당뇨약과 다르다. 간기능 개선 효과와 함께 비만환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즉 NASH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다. 당뇨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Q. 장점이 많은 TZD 계열 당뇨약이 국내에서 다른 계열 약제보다 처방률이 낮은 이유는 왜?
-임수 교수:
중요한 포인트다. TZD계열 당뇨약은 기본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다. 그러나 10~15년 전에 우리나라 당뇨환자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그리 심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는 TZD를 사용할 환자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국내 환자들의 인슐린 저항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10년 전 국내 당뇨병 환자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3이 안됐는데, 지금은 26 이상으로 높아졌다. 바로 지금이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가 있는 TZD 계열 약제를 사용하기 적절한 때다.

Q. 일부 의사들은 TZD 사용이 까다롭고, 부작용 이슈때문에 처방 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폰세카 교수: TZD 사용 시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당화혈색소를 낮추기 위해 단독요법으로 고용량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다. 용량을 낮추면 이상반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여러 계열 당뇨약을 병용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어 더 적은 용량으로도 얼마든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CT NOW 임상을 통해 피오글리타존이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히는)골절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과거 골절경험이 있거나 골절 위험성이 큰 환자라면 조심해야 한다. 이미 골다공증이나 심부전 환자라면 TZD가 아닌 다른 약제를 사용해야 하고, 뇌졸중이 있는 환자라면 다른 약제보다 TZD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즉, 환자 특성에 맞는 약제를 사용하면 된다.
 

Q. 마지막으로 당뇨병 치료에 있어 제언을 한다면
-폰세카 교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그것을 더 써보려는 경향이 있다. '유행(Fashion)'이란 표현을 의학계를 두고 쓰고 싶지 않지만, 신약을 쓰려는 하나의 풍조가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구관이 명관'이라고 오래 전에 출시된 약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기간 약이 사용되면서 쌓인 데이터와 임상 경험이 그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신약 등장으로 가이드라인도 빠르게 변화하지만 여기에 당뇨 치료에 관한 모든 사항을 담을 수는 없다. 결국 의사 판단 아래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임수 교수: 폰세카 교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든 환자가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중점을 두고 적합한 치료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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