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들어갔지만 의대 교수들 '수련 보이콧' 확산
서울 빅6 이어 국립대병원도 전공의 정원 최소화…"제자들 위해 자존심 지킨다"
2024.07.27 05:35 댓글쓰기

빅6 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 거부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타 수련병원으로의  확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선언한 이번 보이콧 움직임에 타 수련병원이 동참할 경우 하반기 전공의 모집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최대한 많은 전공의를 복귀시키기 위해 지역권역 제한 해제, 의무 사관후보생 연기 병역특례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걸었지만 의대교수들의 격렬한 반대 여론에 직면한 형국이다.


6개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 교육 주체인 교수들의 반대에도 복지부 지도에 따라 진행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전국 수련병원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하반기에 수련할 전공의 7645명을 모집 중이다.


사직 전공의들이 동일 과목·연차로 빅5 등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 재수련이 가능토록 했는데, 주요 대학 의대교수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차질을 빚고 있다.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미봉책 수련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는 게 주된 거부 사유다.


비대위는 “미봉책 전공의 수련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며 "특히 상급년차 전공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1년차 전공의들에 대한 수련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복지부는 거부 움직임에도 하반기 모집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는 병원이 전공의 정원에 준해 선발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관련 지침에 따라 비준수에 대한 조치가 규정됐기 때문에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빅5 병원 전공의 모집 2883명…전체 모집인원 절반 육박


이번 하반기 모집 중 빅5 병원이 신청한 인원은 서울대병원 191명, 세브란스병원 729명, 서울아산병원 423명, 삼성서울병원 521명이며, 가톨릭중앙의료원 1019명 등 총 2883명에 이른다.


총 모집인원인 7707명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63.5%가 '9월 하반기 모집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개적으로 모집거부 의사를 밝힌 빅6 병원을 제외하더라도 상당수 대학병원이 보이콧 행보에 동참한 모양새다.


실제 부산대병원은 하반기 모집인원으로 단 1명만 신청했으며, 전북대병원도 사직처리 인원 대비 30.4%에 불과한 17명만 충원하기로 했다.


전남대병원과 경북대병원도 각각 26명, 32명만 모집으로 현장을 떠난 기존 제자들 자리를 남겨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의대생 96%가 의사국시 거부를 선언하며 동맹휴학을 고수하는 등 본과 4년생들의 국시 집단거부까지 겹치면서 3000명 가량의 신규의사 인원 자체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빅6 병원 "정부 압박 있지만 제자들과 후배들 위해 자존심 지키자는 분위기"


빅6 병원 소속 교수들은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듭하는 등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대부분 교수는 기존 후배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결연하다는 전언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병원 입장에서는 정부 압박 등 부담스러운 요인이 많지만 제자들을 위해 자존심을 지키자는 분위기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이탈 전공의 보다 사직자가 지나치게 적거나 사직 처리결과나 9월 모집 신청을 하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내년 3월 모집 때부터 전공의 정원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선지급 지원 대상 기관에서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대안암병원 등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휴진에 적극 참여한 사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6월 지급에서 탈락한 기관은 7~8월 선지급 심사에 재신청 해야하는데, 하반기 전공의 모집 거부로 이 같은 방법이 재차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고대안암병원의 경우 지급지연 규모가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병원의 존폐가 흔들릴 수 있는 규모로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지급지연이 이어질 경우 행정직원은 물론 의료진의 월급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선지급 지원은 필수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금융기관 자금차입 등 자체 해결 노력을 하고 있으며,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를 축소하지 않고 유지하는 기관이 대상으로 밝힌 바 있다.


고대의료원 교수는 “교수들은 제자들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쉽지 않다”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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