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유일 분만실 폐쇄 병원→수도권 '450병상 종병' 건립
응급실 이어 분만실도 줄줄이 문 닫는 지방병원들 '위기'
2018.12.19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지방병원들의 운영난으로 인한 지역 의료공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마다 유일하게 운영되던 응급실 폐쇄에 이어 분만실마저 문을 닫고 있어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김천에서 유일하게 산후조리원 및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던 김천제일병원이 내년 상반기에 분만시설을 폐쇄할 것을 밝혔다.

 

경영난과 인력부족으로 더 이상 산부인과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대신 김천제일병원이 속해 있는 덕산의료재단은 수도권 진출을 결정했다. 경기도 수원에 4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개원키로 한 것이다.

 

2021년 개원 예정인 서수원종합병원은 권선구 도시지원시설 용지에 건립될 계획이다.

수원에는 아주대병원을 비롯해 경기도의료원과 성빈센트병원, 동수원병원 등 종합병원이 자리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동수원에 몰려 있어 새로운 의료시설을 바라고 있던 수원시 측은 재단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다.

 

반면 지역의 유일한 산후조리원을 잃게 된 김천시는 비상이 걸렸다. 시에서는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병원에 대한 사업비 지원 대책을 내놨으나 해당 조례 개정안은 현재 보류된 상태다.

“대다수 지방병원, 환자 적고 운영 인력도 부족”

 

문 닫는 분만실은 비단 김천시만의 사례가 아니다. 경북 영천시는 지난 10년간 분만실이 한 곳도 없어 지역 임산부들이 원거리 출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겨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산부인과 병원 설립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남도 역시 도내 6개군에 산부인과가 전무하며, 충북에는 산부인과 가운데 분만실을 운영하는 곳이 43%에 불과하다.

강원도는 홍천군을 제외하면 산부인과가 있는 군 단위 지역이 한 군데도 없다.

 

이밖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지역별 분만심사 현황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528곳으로 5년 전에 비해 17.6% 줄어들었다.

 

정부 예산도 빠듯하다. 보건복지부의 분만취약지 예산 편성은 올해 70억에서 내년도에는 69억으로 줄어든다. 지원금을 받는 의료기관도 41곳에 그친다.

 

지방 소재 종합병원 관계자는 환자도 없고, 일 할 사람은 더더욱 없으니 운영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산부인과 타격이 두드러지지만 사실 다른 과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이어 분만실 폐쇄는 10년 전부터 의료계에서도 우려했던 부분이다. 최근 지자체에서 각종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역부족이라 본다며 근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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